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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NH투자·삼성·한투·키움증권, '영업익 1조' 시대...거래대금↑·IPO가 일등공신

  • 기사등록 2022-02-15 10: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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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지윤 기자]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국내 증권사들이 줄줄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한 해 전에는 미래에셋증권 뿐이었지만 영업이익 1조원을 의미하는 ‘1조 클럽’에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그렇지만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이에 증권사들은 새 수익원을 찾아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NH투자·삼성·한국투자·키움 5곳 '영업익 1조' 클럽


2020년 증권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에는 순이익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증권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33.0% 증가한 1조4858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순이익도 1조1872억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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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생성된 설명서울 중구 을지로 미래에셋증권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7.2% 증가한 1조3167억원, 당기순이익은 64.3% 상승한 947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의 영업이익은 1조3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4% 증가해 역대 최대 기록을 썼고, 당기순이익은 90.2% 상승한 9658억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또한 지난해 당기순이익 1조4474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4.4%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69.4% 증가한 1조2889억원을 기록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천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4.8% 증가했고, 당기 순이익은 28.48% 오른 9037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증권사도 대형증권사 못지 않은 역대급 호황을 누렸다.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등 7개 증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 합은 1조4758억원이었다. 이는 전년 7258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외 BNK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부국증권, SK증권, 한양증권 역시 지난해 역대급 당기순이익을 냈다.


메리츠증권과 대신증권도 각각 9489억원, 89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KB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DB금융투자, 현대차증권, SK증권 등도 일제히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이 입주해있는 서울 여의도 파크원 빌딩. [사진=더밸류뉴스]


거래대금↑, 기업공개(IPO)로 지난해 수익↑… 올해 전망 밝지 않아


증권사들이 지난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이유는 이른바 동학개미, 서학개미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면서 거래대금이 증가했고, 기업공개(IPO)도 활발해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증시 거래대금은 6768조6515억원으로 동학개미운동이 시작된 2020년보다도 1059조4763억원(18.6%) 증가했다.


또, 지난해 증시활황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도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33조원을 웃돌 정도였고, 증권사들의 연간 순영업수익에서 브로커리지 관련 수수료는 높아졌다. 


그러나 올해 증권사들의 전망은 밝지 않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을 따로 살펴보면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4분기 당기순이익이 직전분기(3분기)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3분기 대비 4분기 실적이 늘어난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뿐이었다. 국내 증시 악화와 개인투자자 이탈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 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평가손실 등이 증권사 실적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3398억원에서 4분기 1941억원으로 42.9%가량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평가차익이 3분기 당기순이익에 반영되면서 일시적으로 실적이 급증했고 4분기에 역기저효과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100%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카카오뱅크 주식 1억48만4081주(지분 23.25%)를 가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2682억원에서 1441억원으로 46.3% 급감했고 KB증권은 1689억원에서 510억원으로 69.8%나 쪼그라들었다. 교보증권은 406억원에서 122억원으로 70%나 감소했고 현대차증권 역시 300억원에서 152억원으로 49.3% 줄었다.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선방했다. NH투자증권은 3분기 2147억원에서 4분기 2053억원으로 4.4% 하락에 그쳤고 메리츠증권은 1912억원에서 1898억원으로 0.7% 감소했다. 신한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 또한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이러한 흐름 그대로 올해 증권사 실적이 둔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주식시장이 변동성을 키우면서 거래대금이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에 이미 지난달 1월 거래대금 또한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악화된 투자심리와 감소된 유동성으로 인해 거래대금 관련 모멘텀이 단기간에 회복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IB 강화 등으로 올해 실적 개선 나서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주주환원 정책, IB(투자은행) 사업 강화 등으로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우선, 증권사들은 이익 성장을 기반으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등의 주주환원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300원, 1우선주 330원, 2우선주 300원 등의 현금배당에 이어 자사주를 1000만주 매입하고 기존 보유분을 포함 2000만주를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합친 주주환원 규모는 모두 3622억원으로 지난해 약속한 주주환원 성향의 30% 이상이다. 또한 추가로 자사주 1000만주 매입을 공시했다. 


삼성증권은 시가배당률 7.7%에 해당하는 주당배당금 3800원을 결정했고, 메리츠증권은 보통주 100원, 종류주 283원의 현금 배당을 할 예정이다. 키움증권도 3년 만에 자사주 50만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키움증권의 경우 1월 28일 439억5000만원에 달하는 50만주의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2019년 6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교보증권 또한 최근 주주들에게 차등 배당한다는 내용을 공시했다. 소액 주주는 1주당 500원(시가배당률 5.7%), 최대 주주는 주당 100원(시가배당률 1.1%)을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차등배당은 최대 주주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다수의 소액주주에게 더 많은 배당을 제공하는 주주 친화적 정책이다. 코스피 상장 증권사 중 교보증권과 한양증권만이 차등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금리인상 확대 기조, 양적 긴축 우려로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브로커리지 보다는 IB부문이 실적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 약세 영향으로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이 부진하고, 증권사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며 "IB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이미 각자의 강점에 집중해 브로커리지 수익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목표를 세워둔 상태다. 향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일부 증권사들은 올해 IB와 부동산 부문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작년에 신규상장(IPO) 전담 부서를 확대했고, NH투자증권은 IB사업부에 인수합병(M&A) 자문 조직을 강화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관련 부서를 강화했고 해외 IB사업을 위한 대표이사 직속의 부서를 설치했다.


jiyoun6024@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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