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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탐구] NH농협금융 손병환 회장, '임기 반환점' 첫 내부승진 CEO의 3대 과제 - 지난해 1~3Q 순이익,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저조. - BIS비율, 저축은행·지방금융지주사 보다 낮아
  • 기사등록 2022-02-03 17: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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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순화 기자]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이익이 가장 적습니다. 심지어 증권사를 갖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지주보다 이익이 4000억원 가량 뒤져요. 금융사의 기본인 '재무 건정성' 개선도 시급하네요."


지난 한해를 온전하게 NH금융그룹 수장으로 보낸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금융권의 한 인사가 내놓은 답변이다.   


손병환 회장은 지난해 1월 국내 금융지주사 '빅5'에 속하는 NH금융지주 수장에 취임했다. 역대 회장 가운데 최초의 내부 승진자라는 점에서 그의 취임은 기대를 모았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2년이고 1년 연임이 가능하다.  


[일러스트=홍순화 기자]

◇ 손병환 회장은...


▷1962년 경남 진주 출생(60) ▷경남 진주고(1981)·서울대 농업교육과 졸업(1988) ▷농협중앙회 입사(1990) ▷농협중앙회 창원남지점 대리(1994) ▷농협은행 서울대지점장(2012) ▷농협중앙회 기획실장(2016)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2019)·경영기획부문장(2020) ▷농협은행장(2020) ▷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2021. 1~현재)



◆금융지주 '빅5' 중 지난해 1~3Q 순이익 꼴찌


손병환 회장이 이끈 NH금융그룹의 지난해 경영에 대한 평가는 '실적 부진'과 '재무건전성 빨간불'로 요약된다.  


무엇보다도 지난해 NH금융지주의 실적은 동종업종 금융지주사들의 '역대급 실적'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5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1~3분기 (지배지분) 순이익을 살펴보면 KB금융 3조7722억원, 신한지주 3조5594억원, 하나금융지주 2조6815억원, 우리금융지주 2조1980억원, NH농협금융지주 1조8247억원 순으로 NH농협금융지주는 꼴찌를 기록했다. 심지어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익보다 낮은 금액이다.


5대 금융지주사 지난해 1~3Q 지배지분 순이익과 전년비 증가율. 단위 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또, 지난해 1~3분기 (지배지분) 순이익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92.81%), KB금융지주(31.07%), 하나금융지주(27.42%), NH농협금융지주(24.91%), 신한지주(20.65%)로 4위를 기록했다. 10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한 금융지주사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NH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고 평가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BIS비율 최하위... 저축은행·지방금융지주 보다 낮아 


NH농협금융지주에게 잠재된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이다. BIS비율이란 금융사가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이 얼마나 되는가를 보여주는 지표이며, 높을 수록 건전하다는 의미이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5대 금융지주사의 BIS비율을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16.54%), 신한지주(16.53%), KB금융지주(16.03%), NH농협금융지주(14.10%), 우리금융지주(13.75%)로 HN농협금융지주는 4위를 기록했다. 5위를 기록한 우리금융지주는 2002년 출발 당시에 부실 금융사를 공적자금을 투입해 설립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NH농협금융지주는 사실상 꼴찌를 한 셈이다. 


NH농협금융지주의 BIS비율은 지방금융지주사(DGB금융지주(14.79%). BNK금융지주(14.21%))나 저축은행(SBI저축은행(14.60%)) 보다 낮다. 이 때문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0월 NH농협은행에 대해 "자본 제고(업그레이드)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5대 금융지주사 은행 BIS자가지본비율. 지난해 6월 기준. 단위 억원,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병환 회장이 최근 디지털 금융 강화, 순혈주의 타파를 내세우며 외부 인사(이상래 전 삼성SDS 상무)를 영입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경영"이라며 "정작 금융사 본연의 리스크 관리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농협중앙회 입김에 NH금융 CEO·임원 자리 '흔들'


'NH농협금융그룹'하면 따라 다니는 '독립성 확보'도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NH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경제지주(회장 장철훈)와 함께 NH농협중앙회(회장 이상희) 산하의 양대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 NH농협중앙회는 'NH'가 들어가는 법인이나 조직의 최상위기구이며 NH농협금융지주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조직의 회장이 바뀌면 NH농협금융지주 CEO와 임원들도 물갈이되는 행태가 반복돼왔다.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에서 농협 창립 60주년 기념으로 진행된 '사랑의 농산물 꾸러미 나눔’ 행사에서 이성희(가운데) 농협중앙회 회장. 손병환(왼쪽)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장만희 구세군 사령관(오른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NH농협금융지주]2020년 2월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선거를 통해 새로 취임한 것을 계기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된 인물이 손병환 현 회장이다. 이 때문에 NH농협금융지주의 설립취지의 하나인 자율경영과 신경분리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경분리란 농협중앙회의 신용(금융) 부문과 경제(유통)부분이 각각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으로 2012년 농협중앙회가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로 나뉜 출발점이 됐다. 지금도 농협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CEO와 임원을 사실상 선정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는 농협중앙회 인사가 포함되고 있다. 


◆"진정한 농협맨으로 농협 발전에 족적 남겨야"...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려


손병환 회장은 역대 NH농협금융지주 CEO 가운데 유일하게 '내부 승진자'로 주목받으며 취임했다. 그만큼 NH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서울대 농업교육과를 졸업하고 1990년 NH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년을 '농협 맨'으로 보내왔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농협금융그룹은 우리나라의 농업, 농촌 발전을 위한 차별화된 사명을 갖고 있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손병환 회장은 직원들과 격의없이 어울리며 소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0년 4월 당시 손병환 NH농협은행장(왼쪽)이 충북 진천군 백곡면에 있는 한 농가의 고구마밭에서 고구마순을 심고있다. [사진=NH농협은행]

NH농협금융지주의 역대 회장을 살펴보면 신충식(1대. 2012), 신동규(2대. 2012~2013), 임종룡(3대. 2013~2015), 김용환(4대, 2015~2018), 김광수 (5대, 2018~2020), 손병환(6대. 2021~현재)으로 손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가 '관피아'라는 공통점을 갖고 잇다. 이 가운데 김광수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지만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전국은행연합회장으로 옮겼다. 


손병환 회장이 역대 관피아' 출신 CEO 회장과 동일한 길을 걸을 것인지, 농협 발전에 족적을 남긴 '진정한 농협맨'으로 기록될 것인 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hs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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