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칼럼] 대선 최우선 공약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여야 하는 3가지 이유
  • 기사등록 2022-01-14 14:40:23
기사수정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이재명, 윤석열, 안철수 등 대선 후보 모두가 '한국=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우리 나라의 국민 소득이 높아지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중심이 돼야 한다. 


◆국내기업, 해외로 공장 이전→청년 고용률↓


한 나라가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외국인 해외직접투자 증감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는 방법은 해외직접투자(FDI)와 해외간접투자(FII)의 두 가지가 있다. 이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지표는 FDI이다. 왜냐하면 FII는 한국에 주식과 채권을 투자하는 '단기 투자'인데 반해 FDI는 외국인이 한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한국 사람을 고용하는 '장기 투자'로 유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FDI는 고용 창출 효과도 뛰어나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 

지난 2020년 국내기업 해외유출은 549억달러(약 59조원)로 유입(110억달러) 보다 5배 많다. 이렇게 국내기업의 해외 유출이 많은 이유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이 미국과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계속 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이라고 말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기업의 해외유출이 이렇게 많아지니 국내 청년고용률은 45%에 불과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 한 청년실업자가 100명 중 55명이다. 


경영자 입장에서 생각해볼 때 한 나라가 기업하기에 좋은 환경인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의의로 간단하다. 그것은 세금(법인세), 규제, 노동정책의 3가지로 요약된다. 다시 말해 기업의 목표는 이익을 내는 것인데 세금이 낮을 수록, 규제가 덜할 수록, 노동정책에 유연할 수록 기업을 이익을 내기가 쉬워진다. 


◆국내 법인세율, 미국·OECD 보다 높아


한국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법인세를 포함한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 한국 법인세율은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2%보다 높다. 미국 법인세는 21%, 일본 22%, 독일과 캐나다는 15%이다. 소득세율도 1억원 기준으로 보면, 선진국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세율이 높으면 근로의욕을 낮춘다. 레이건 대통령이 영화배우였던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소득세는 90%였다. 그는 높은 세율은 근로자의 사기를 낮춘다고 보고 ‘세금인하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대통령선거 공약을 했다. 그는 대통령 취임 뒤 세율을 낮추는 “레이거 노믹스”로 미국의 20년 경제부흥을 가져왔다.


둘째는 규제완화다. 최저임금제, 주 52시간제, 온라인플랫폼 규제법 등 정부가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줄여야 한다. 최저임금제는 물가인상률 수준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부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최저임금제도 자체가 없다. 최저임금이 9610원이 되면서, 그 이하 금액으로 일하고자 하는 노인들은 일을 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 폐지 줍는 노인의 월평균 수입이 22만원이다. 최저임금제도는 좋은 제도이지만 노인을 포함한 비숙련공의 일자리를 감소시킨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구글 시가총액의 3%에 그친다. 한국의 제조업과 인터넷 기업이 상생해 혁신하게 해야 한다. 타다, 에어비엔비, 우버 등이 한국에서는 금지됐다. 호주는 우버를 도입하고 수익의 10%를 택시발전을 위해 사용한다. 국회가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 기업만 세계 4차 산업혁명에서 소외된다. 


◆노동 유연성 높이고 전직 교육 강화해야


셋째 유연한 노동정책이다.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가 강성노조와 경직적인 노동정책이다. 한국의 정규직 근로자는 경영상의 어려움이 아니면 해고가 불가능하다.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업이 어려워지자 메리어트 호텔은 직원 80%를 해고했다. 올해 경기가 회복되자 이 호텔은 이전 보다 더 많은 100%를 채용했다. 미국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구분 자체가 없다. 기업의 필요에 의해 해고와 채용이 자유롭다. 한국도 전직(轉職)과 해고자에 대한 교육과 복지 등을 준비한 후 탄력적인 노동정책을 펼쳐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환율을 안정화시켜야 한다. 한국 기업의 상당수는 해외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하다 보니 환율이 중요하다. 


내년 미국의 테이퍼링과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미국은 0% 기준금리를 0.25%씩 세 번 인상한다. 오는 2024년까지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리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은 환율급등과 신흥국 금융위기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 외환보유고 4640억달러는 국내총생산(GDP) 1조7000억달러의 25%다. 대만 90%, 싱가포르 123%, 홍콩 143%처럼 외환보유고를 9300억달러까지 비축해야 한다.


한국이 기업하기에 좋은 나라가 되면 한국 주식시장도 우상향할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460조원이고 한때 500조원을 넘기도 했다. 얼핏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어마어마한 것 같지만 애플(3600조원)과 비교하면 15%에 불과하다. 구글의 시가총액은 2000조원이고 테슬라는 1500조원이다. 


여기에 비하면 현대자동차(45조원), 네이버(60조원), 카카오(42조원)는 너무 왜소해보인다.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국가별 비중을 보면 미국 60%, 한국은 1.5%다. 애플 투자수익율이 삼성전자 보다 10배 높다.


한국을 기업하기에 좋은 나라로 만드는 것은 국민 복지를 높이고 주식시장을 활성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이다. 대선 후보들이 공약의 우선 순위를 정할 때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를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daejong68@sejong.ac.kr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2-01-14 14:40:2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리그테이블∙실적랭킹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