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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사]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계열사 CEO 인사 임박...모비스·위아·로템·오토에버·케피코

- 5대 모빌리티 계열사 1~3Q 매출액 모두↑

- 현대로템, 유일하게 영업익 전년비↓

  • 기사등록 2021-12-09 14: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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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삼성전자가 김기남, 고동진, 김현석 CEO 3인을 교체하는 '깜짝 인사'를 단행하면서 재계 2위 현대차그룹(회장 정의선)의 주력 사업을 영위하는 모빌리티(mobility) 계열사 CEO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이란 (차량)생산·공유, (자율)주행, 이동 등에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말하며, 현대차그룹에서 모빌리티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계열회사는 총 53곳으로 이를 매출액 순으로 살펴보면 현대차(105조7464억원), 기아(68조1460억원), 현대모비스(38조488억원)의 1~3위가 모빌리티 계열사이다. 이어 현대제철(20조5126억원), 현대글로비스(18조2700억원), 현대건설(17조2788억원) 순이다(이하 K-IFRS 연결기준).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181조9160억원으로 삼성그룹(333조8310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번 현대차그룹 CEO인사가 소폭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인사가 정의선 회장의 '총수 등극' 이후 처음이고 대폭이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 계열사의 올해 실적이 양호하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렇지만 삼성그룹의 깜짝 인사가 발표되면서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15일 연말인사를 단행했다.


장재훈(왼쪽) 현대자동차 대표, 송호성 기아 대표.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장재훈 현대차 CEO, 모빌리티 전환 과제


현대차그룹 전체 매출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장재훈 대표이사는 올해 3월 부임해 9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올해 1~3분기(1~9월) 현대자동차의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86조5841억원, 영업이익은 5조149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5.82%, 351.60% 증가했다. 


얼핏 양호한 실적으로 보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위의 현대자동차의 1~3분기 실적은 연결 기준으로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을 비롯한 금융사와 현대케피코 등 모빌리티∙부품사의 실적까지 모두 포함돼 있다


현대차, 기아 CEO 프로필. [자료=버핏연구소]

같은 기간 현대자동차의 별도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0조2416억원, 6341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11.5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48% 감소했다. 또, 현대자동차의 올해 1~3분기 차량 부문 매출액은 68조9522억원으로 전년비 19.94%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3조2438억원으로 전년비 흑자전환했다.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올해 초부터의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3분기 글로벌 판매 대수가 전년비 9.9% 감소한 때문이다.

  

현대가아차 1~3분기 매출액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대차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 모델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도전을 맞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의 기호 변화도 현대자동차의 고민거리이다. 국산차 판매량은 감소하고 있고, 그 자리를 수입차가 파고들고 있다. '국내 시장=현대차그룹 독무대'로 안주하던 시대가 지났다는 것이다. 


장재훈 대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신뢰를 받는 CEO로 꼽힌다. 현재 현대자동차는 정의선∙하언태∙장재훈 3인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송호성 기아 CEO, 10년만에 무분규 노사임금 타결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는 지난해 6월 대표이사로 부임해 1년 6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CEO 평가의 양대 기준으로 꼽히는 ‘실적’과 ‘리스크 관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기아는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52조6739억원, 영업이익 3조8905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24.64%, 395.73% 증가했다. 반도체 공급 차질의 영향에도 믹스 개선 등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카니발, K8 등이 실적을 견인한데 이어 전용 전기차 EV6의 글로벌 시장 가세로 믹스 개선이 지속됐다. 기아는 2025년까지 총 11개의 전기차 라인업을 내세워 글로벌 판매량의 25%를 친환경차로 채운다는 목표다. 글로벌 시장의 수출 확대 역시 중요 과제다. 


2011년 이후 10년만에 노사 임금협상을 무분규로 마무리했다. 기아는 지난 8월 2021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개최해 기본급 7만5000원 이상, 특별격려금 230만원 등이 포함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확정했다. 


다만 송호성 대표는 박한우 전 대표 임기를 이어받으며 대표에 올라 임기가 1년 6개월 가량 정도라는 특징이 있다. 이전 박한우 대표가 6년 가까이 기아를 이끌었던 점을 고려하면 연임가능성이 점쳐진다. 프랑스 법인장과 유럽 법인장을 거치며 해외영업만 30년 이상 담당해 잔뼈가 굵은 ‘베테랑’으로 불린다.  



◆'현대모비스·위아·로템·오토에버·케피코' 5대 모빌리티 계열사, 1~3Q 실적↑


현대차, 기아와 더불어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계열사로는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로템, 현대오토에버, 현대케피코의 5개사가 있다. 


왼쪽부터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 방창섭 현대케피코 대표. 이들 5개 모빌리티 계열사 CEO 가운데 재임기간이 가장 오랜 CEO는 방창섭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로 지난 2018년 12월 취임해 3년째 재임하고 있다. 재임기간이 가장 짧은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취임해 9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계열사 CEO 현황. [자료=버핏연구소]

이들 5대 모빌리티 계열사의 올해 실적은 양호하다. 5대 계열사의 올해 1~3분기 매출액은 예외없이 전년비 개선됐다. 영업손익도 현대로템을 제외하고 모두 전년비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모빌리티 계열사 1~3분기 매출액. [이미지=더밸류뉴스]


◆ 조성환 현대모비스 CEO, 올해 실적... 반도체 대란으로 공장 가동률↓과제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는 올해 3월 취임해 9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1~3분기 매출액 30조907억원, 영업이익 1조5115억원으로 각각 15.95%, 34.01% 증가했다. 4분기에는 그룹 내 전기차전용 플랫폼(E-GMP) 풀 생산이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대란으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며 3분기 실적에 타격을 입은 것은과제로 남아있다. 현대∙기아차의 생산물량 축소로 부품공급사인 모비스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생산이 감소하더라도 비용 축소와 재고 판매 등을 통해 어느정도 방어가 가능한 완성차와는 달리 부품사의 특성상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 곧장 실적 악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조성환 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원 기계공학 박사학회를 받은 후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부문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현대자동차 연구원으로 입사해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을 역임 후 현대모비스로 옮겨 R&D부문장, 전장BU장을 거쳐 지난해 말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올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등 전용차 출시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전동화사업을 이끌고 ‘재택근무제’ 채택, 콘텐츠 활성화 등 MZ세대에 맞는 기업 문화를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정재욱 현대위아 CEO, 모빌리티化 성과


정재욱 현대위아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취임해 재임 1년째를 맞고 있다. 임기 만료일도 2024년 3월로 여유 있는 편이다. 


현대위아는 올해 4WD와 등속조인트(CVJ)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이뤘다. 현대위아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5조6049억원, 영업이익 1037억원으로 전년비 각각 19.23%, 75.46% 증가했다.


정재욱 대표는 현대차그룹에 30년간 몸담은 부품개발 전문가로 올해 현대∙기아차의 ‘아이오닉 5’와 ‘EV6’에 IDA(기능통합형 드라이브 액슬)을 납품하는 등 친환경 부품 부문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그룹의 전용전기차에 사용되는 플랫폼 ‘E-GMP’ 탑재를 확정하고 전기차의 열관리시스템 ‘냉각수 분배∙공급 통합 모델’을 개발하고 수소전기자동차(FCEV)에 사용되는 공기압축기 사업에 진출하는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부품의 성과를 이뤄가고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 3Q 영업익 74.60%↓… 일회성 충당금 영향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해 내년 3월이면 재임 2년을 맞는다.  


현대로템은 5대 모빌리티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전년비 감소했다. 현대로템의 올해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액 2조745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2.68% 증가했지만 27.77% 감소했다. 3분기에 충당금 70억원이 발생한 것이 주 요인이다. 

 

재무전문가로 불리며 현대로템의 '실적 소방수’로 투입된 이용배 대표에게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로템은 글로벌 사업 부진으로 2015년부터 만성적자를 겪다 ' 재무 전문가' 이용배 대표가 지난해 3월 '구원투수'로 투입됐다. 이용배 대표는 지난해 경영쇄신을 위한 비상경여 선포식을 열고 실적이 저조한 사업을 정리하는 등 혁신을 이끌어왔다. 지난해 매출액 2조7853억원, 영업이익 821억원, 당기순이익 2240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 올해 실적↑... 합병법인 첫 CEO


서정식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는 올해 3월 부임해 9개월째 재임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코로나19에도 올해 양호한 실적을 냈다. 3분기 매출액 1조4247억원을 기록해 전년비 27.58%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98억원으로 전년비 15.94% 늘었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 3월 서 대표의 부임과 함께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 현대엠앤소프트 등 차량용 IT기술 부문 3개사를 합병한 단일 기업으로 새출발했다. 합병 기업으로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안정이 필요하고 올해 실적도 ‘맑음’으로 업계에서는 서 대표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차량 SW, 엔터프라이즈 정보기술(IT), 도심항공모빌리티(UAM)∙로봇, 차량 통합 관리 체계(FMS) 등 세 분야의 중장기적 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방창섭 현대케피코 CEO, 5대 모빌리티 '최장수 CEO'


방창섭 현대케피코 대표이사는 5대 모빌리티이 계열사 가운데 최장수 CEO이다. 2018년 12월 취임해 3년째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현대케피코의 올해 실적은 양호하다. 1~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1조4804억원, 영업이익 980억원으로 전년비 매출액은 14.66%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1.30배 급증했다(전년동기 46억). 올해 전기이륜차 구동시스템 ‘MOBILGO’ 개발에 성공하며 K-모빌리티 사업을 이끌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2월 초∙중순에 연말인사를 진행했으나 올해에는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a854123@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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