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포토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국 8도 의견' 하나로 모이는 곳 - “서양 건축물 답게 돔(dome) 있어야” 요청으로 시공 중에 돔 얹어 - 본관 전면 8개의 기둥은 '전국 8도' 상징
  • 기사등록 2021-11-13 16:14:37
기사수정
[더밸류뉴스=문성준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은 '정치의 거리'다. 


원색적 표현이 쓰여진 어깨 띠를 두르고 누가 뭐라든 자기 주장을 외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말끔한 양복 차림의 젊은 남자는 - 아마도 국회 보좌관인 듯 하다 - 서류를 들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청색 제복의 경찰은 이런 장면이 익숙한 듯 주변을 여유있게 경계한다. 


이른바 '정치 낭인'(政治 浪人)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후줄근한 차림의 중년 남자가 무심코 내 옆을 지나친다. 어디선가 본 듯하다. 누구였더라. 한참 기억을 더듬어보니 퍼뜩 떠오른다. 그는 대학 재학시절 총학생회장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두루마기에 빨간 마이크를 잡고 사자후(獅子吼)를 포효하던 그의 미래는 얼마나 찬란해보였던가. 고개를 돌려 다시 보니 그는 한참 멀리 떨어져 있고 어깨가 한없이 작아 보인다. 


이같은 '정치의 거리'의 한 가운데에 자리 잡은 건물이 국회의사당이다. 입법, 사법, 행정으로 이뤄진 민주주의 삼권분립의 한 축을 담당한다. 6년 공사 끝에 1975년 준공됐다. 부지 33만579m²(약 10만평)에 연면적 8만1,443m²(약 2만4000평)의 지하1층, 지상7층의 건물로 단일 의사당 건물로는 동양 최대라는 평을 듣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더밸류뉴스]

이 건물에서 눈에 띄는 곳은 단연 연녹색의 '돔(Dome) 지붕'이다. 


국회 의사당의 돔 지붕은 사연을 갖고 있다. 


돔 지붕은 이제는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의 상징물로 자리 잡았지만 시공 당시 건축 공모안에는 돔이 없었다. 그러자 당시 일부 국회의원들이 “서양 건축물에 돔이 없으면 웅장미가 떨어진다”는 의견을 밝혀 나중에 돔을 얹었다. 여기에다 박정희 대통령이 “돔의 높이가 중앙청보다 높아야 위상에 걸맞지 않겠느냐”고 제안하면서 한 층을 더 올렸다. 


그러다 보니 돔과 건물의 비율이 애매해졌다. 밑지름이 64m이고 무게가 1000톤(t)이 넘는 이 거대한 돔은 동판으로 만들어져 처음에는 붉은색을 띄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녹슬어 이제는 연녹색으로 변했다. 


이런 사연을 갖고 있는 돔 지붕은 나름의 의미를 갖고 있다. 돔은 모난 부분이 없이 둥근 형태인데, 이는 국민의 다양한 의견이 찬반 토론과 회의를 거쳐 하나의 결론(원. circle)으로 모아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의회민주정치의 본질을 상징하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전경. 전면의 8개 기둥이 돔을 받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

돔 지붕 아래는 각주(기둥) 24개가 건물을 지탱하고 있다. 각주는 각각 8각으로 구성돼 있다. 높이가 32.5m에 달하는 거대한 24개의 각주는 우리나라 24절기를 상징하며 특히 전면의 각주 8개는 우리나라 전국 8도를 의미한다. 24절기 계절을 가리지 않고 국내 8도의 모든 의견들이 바로 이곳 국회의사당으로 모이는 것이다. 전국 8도를 상징하는 기둥이 전면으로 배치된 것은 국회가 전국 국민들의 의견을 듣고 이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국회의사당 ‘애국애족의 상. [사진=더밸류뉴스]

국회 본관 좌우에는 조각가 김세중 전 서울대 교수의 ‘애국애족의 상’ 조각물이 눈에 뜨인다. 조각물의 남녀는 태극기와 무궁화를 받들고 전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는 ‘남녀노소 모든 국민이 애국애족(愛國愛族)의 한 길로 전진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수많은 법안과 제안, 수정이 이뤄지는 국회의사당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국회의사당 바로 옆 의원회관에는 의원 300명(지역구 253인, 비례대표 47인)이 사무실을 두고 있다. '정치 낭인'들은 자신도 언젠가는 의원회관에 사무실을 두고 의정을 논하는 날이 오기를 꿈꾸고 있다. 


19대 국회 장면. [사진=대한민국 국회]



a854123@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1-11-13 16:14:3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특징주더보기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