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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기 경남대 명예교수·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금융가에는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신비한 투자지표가 하나 있다. PEG라는 지표이다. 대부분의 전설이 그렇듯이 이 지표에 관한 전설도 신비의 베일에 가려져 있어서 소문만 무성할 뿐 실제로 현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이 잘 되지 않고 있다.


최후의성전. [자료=다음 영화 홈페이지]

PEG는 Price Earnings to Growth Ratio (또는 Price to Earnings Growth Ratio) 를 축약한 것으로 한국에서는 대체로 ‘주가수익성장비율’ 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 전설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보물지도에 해당하는 것은 PEG를 계산하는 공식인데, 일반적으로 PER을 EPS증가율로 나누어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PEG는 1969년 마리오 화리나(Mario Farina)가 자신의 저서에서 맨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마젤란 펀드 운용책임을 맡아 13년 동안 2703%의 수익을 올려 사람들을 놀라게 한 피터 린치(Perter Lynch)는 “뮤추얼펀드 운용 목적으로 주식을 분석할 때, 우리는 항상 이 지표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는 1989년에 쓴 책에 PEG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모건 스탠리의 데이비드 립슈츠(David Lipschutz)는 11년 이상에 걸쳐 미국 1,000대 기업의 실적을 연구했다. 이 연구에서 그는 이익증가율에 비하여 PER이 가장 낮은, 즉 PEG가 가장 낮은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시장을 ‘상당히 초과하는’ 실적을 냈음을 발견하였다. 또 그는 PEG가 가장 높은 기업들의 실적이 가장 나빴다는 것도 발견했다. 립슈츠는 “그 결과가 너무 한결 같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는 그 개념(PEG)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마이더스 투자」(Midas Investing)라는 책을 저술하고, <월스트리트 저널>의 주식 선정 콘테스트에서 6번이나 우승한 조나단 스타인버그(Jonathan Steinberg)는 주식을 매수할 때는 항상 PEG기준을 사용하였다. 


제임스 골드스미스(James Goldsmith)가 런던 금융가를 지배했다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평가한 짐 슬레이트가 1992년 영국에서 「줄루 주식투자법」(THE JULU PRINCIPLE) 을 출판하여 새로운 PEG 개념을 대중화시키고 구체적인 투자 방법론을 제시한 후로 PEG는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의 주인공 인디아나 존스처럼 보물지도를 손에 들고 험난한 모험을 하면서 PEG 전설의 비밀을 탐구하는 탐험을 즐겨보면 어떨까? 시리즈 3으로 나온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 (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 1989년 작) 속에서 수백 년 간 지켜온 성배가 화려한 금잔이 아닌, 투박한 목기였던 것처럼, 수십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PEG의 전설 속에 어떤 반전이 숨어 있을지 궁금하다. 영화의 반전은 “거룩한 건 화려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지만, PEG의 보물 지도는 “투자의 대가들만 경이로운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보통의 투자자들도 경이로운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반전을 우리에게 선물할지도 모를 것이다. /mentorforall@naver.com


윤진기 경남대 명예교수 ·전 한국중재학회 회장. [사진=더밸류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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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원문은 버핏연구소 윤진기 명예교수 칼럼 ‘경제와 숫자이야기’ 2021년 9월 5일자에 게재되어 있습니다. 저자가 원문에 각주 설명을 추가로 더 보충했습니다. 자세한 것은 원문 참조]


hs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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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9-17 08: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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