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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승연 40년]① 매출액 60배, 자산 288배... 비결은 M&A

- 그룹 자산 288배, 매출 60배UP

- M&A, 글로벌 시장 진출로 그룹 키워

  • 기사등록 2021-08-01 15: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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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홍순화 기자]

“함께 보람있는 삶,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세계 속으로 뻗어 나갑시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1981년 9월) 


지금으로부터 40년 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취임식을 대신해 가졌던 신입 사원과의 대화에서 밝힌 포부다. 


김승연 회장은 당시 29세에 한화호(號)를 맡았다. 그로부터 40년이 현재 한화그룹은 총자산 217조원, 매출액 65조4000억원의 재계 7위 그룹으로 성장했다(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총자산과 매출액이 각각 288배, 60배 증가했다. 

 

재계 역사에 기록될 취임 40주년이지만 한화그룹은 특별한 행사를 생략하고 2일 아침 사내 방송으로 기념식을 대신한다. 김승연 회장은 “40년간 이룬 한화의 성장과 혁신은 한화가족 모두가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며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100년 기업 한화를 향해 나가자”고 소회를 밝혔다.


서울 중구 청계천로 한화 사옥. [사진=더밸류뉴스]

◆대한생명, 큐셀, 삼성종학화학 등 M&A 성공... 재계 7위


한화그룹은 성장 비결은 무엇보다도 '성공 인수합병(M&A)'으로 요약된다. M&A의 실제 성공 확률이 50%가 채 되지 않는 현실에서 김승연 회장은 한양화학, 대한생명, 큐셀, 삼성 방산∙석유화학 부문 등 굵직한 M&A를 잇따라 성공시켰다. 


김승연 회장의 첫 성공 M&A는 1980년대 취임 직후 진행한 한국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였다. 당시 한국 경제가 제2차 오일쇼크로 휘청이던 상황에서 한양화학과 한국다우케미칼 인수로 대한민국 석유화학 산업을 '수출 효자'로 키웠다.


2002년 IMF(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 후유증이 가시지 않던 시기에는 '적자 기업' 대한생명(현 한화생명)을 인수했다. 현재 한화생명은 자산 127조원의 우량 보험사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매출액 26조2231억원, 영업이익 3767억원, 당기순이익 2412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의 1981년과 2020년 비교. [그래프=한화]

2012년에는 독일의 '파산 기업' 큐셀을 인수해 글로벌 1위 태양광 기업으로 만들었다. 큐셀은 한화큐셀을 거쳐 현재 한화솔루션의 한화큐셀 부문이 됐다. 


2015년에는 삼성의 방산∙석유화학 부문 4개사(삼성종합화학·토탈·테크윈·탈레스) '빅딜'을 성사시켜 재계를 놀라게 했다. 이들 4개사는 인수하자마자 한화 계열사와 시너지가 곧바로 발휘돼 '신의 한수'로 평가받고 있다. 방산 부문은 사업 고도화와 시너지 제고를 통해 국내 1위로 도약했고,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20조원을 초과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화는 재계 7위 그룹으로 도약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

◆해외 거점 7개→469개... '글로벌 한화 '도약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도 한화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이다. 1981년 당시 7개에 불과했던 해외 거점은 469개로 증가했고 해외 매출은 2020년 기준 16조7000억원까지 확대돼 한화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김승연 회장은 직원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는 “둥지만 지키는 텃새보다는 먹이를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배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키워내고 있다. 방위 사업에서는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고, 에너지 사업은 미국·유럽·일본 등 주요 선진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활동 전반에 녹아 있는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한화그룹은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도 임직원과 고객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를 아끼고 중시하는 ‘신용과 의리’의 경영 철학을 변함없이 지켜왔다. 


◆인수기업 차별없는 대우... 인화 원칙 지켜


한화그룹의 '신용과 의리' 경영철학은 그간의 수많은 M&A를 성공으로 이끈 비결이기도 하다. 한화그룹은 피인수 기업의 직원들을 차별 없이 대우하는 것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기업의 임직원들은 보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김 회장의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김승연 회장은 방위 산업을 사업의 한 축으로 영위하다 보니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을 예우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회장은 천안함 희생자를 예우해야한다고 보고 유가족 채용을 결정한 바 있다. 미 해군정보국에 근무하던 중 군사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한 로버트 김을 남몰래 지원해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김승연(오른쪽) 회장이 2016년 9월 재미동포 로버트 김(왼쪽)으로부터 '로버트 김의 편지'를 증정받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한화] 

IMF 당시 매각 대금을 줄여서라도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최우선했던 일화나 이라크 건설 현장 직원들을 위한 광어회 공수, 플라자호텔 리모델링 시 전 직원 유급휴가 등은 김 회장의 ‘신용과 의리’를 대표하는 케이스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확진으로 치료 중인 임직원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난과 메시지를 남몰래 보내기도 했다. 


김 회장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방대한 글로벌 인맥과 이를 바탕으로 한 민간 외교 활동이다.


김 회장은 2000년 6월 한미 협력을 위한 민간 채널로 출범한 한미교류협회 초대 의장으로 추대되어 한미 관계의 증진을 위한 민간 사절 역할을 했다. 그때의 인연으로 김 회장은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민주, 공화당 인사까지 폭넓은 미국 인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이며 파워엘리트 집단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퓰너 창립자와는 40년에 가까운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40년의 도약을 발판 삼아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항공 우주, 미래 모빌리티와 친환경에너지, 스마트 방산과 디지털 금융 솔루션이 그것이다. 김 회장은 우주 사업 등 신사업들이 대규모 장기 투자가 필요한 어려운 길임에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도전의 이유로 손꼽는다.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에 쎄트렉아이까지 가세한 스페이스허브는 상상 속 우주를 손에 잡히는 현실로 이끌고 있다. UAM 분야에서도 미국 오버에어사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린수소 에너지 분야에서도 효율을 높인 수전해 기술 개발, 수소 운반을 위한 탱크 제작 기술 확보 등 다가올 수소 사회에 가장 앞서 준비하고 있다. 또한, 최근 수소 혼소 가스터빈 개조회사를 인수해 친환경 민자발전사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방산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단 기술의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금융계열사들은 앞다퉈 디지털 금융으로의 전환에 나서고 있다. 최초의 디지털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을 비롯해 다양한 디지털 솔루션을 기반으로 금융 생활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hsh@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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