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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서정진, “봄에는 코로나 청정국?”... 빗나간 호언장담 - 2021년 봄이지만 '코로나 청정국' 요원... 확진자 오히려 UP - 잦은 말실수... 청와대에서 “가장 좋은 수면제는 일” 논란 - 의료업계, “‘치료제 정치’ 그만해야”
  • 기사등록 2021-04-16 09: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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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미성 기자]

“내년 봄에는 한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민이 마스크 없이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코로나 청정국’이 될 것이다”


지난해 11월 하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이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던진 발언이다. 이 보도가 나간 바로 그날 그는 '글로벌 바이오 포럼2020'(GBF 2020)' 기조 연설자로 나서 '코로나 청정국'을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는 "전 국민에 대한 진단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환자를 조기발견하고 항체를 투여한다면 2021년 봄이 오기 전에 우리나라가 코로나 청정 국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그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도 출연해 "우리는 진단키트를 한달에 7000만개씩 만들 수 있는 나라”라고 언급했다. 


서정진 회장 발언에 주가 급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서정진 회장의 이같은 '연거푸 발언'은 파장이 컸다. 보도 이후 셀트리온 주가는 거침없이 상승해 최고점(39만6240원. 12월 7일)을 찍기도 했다. 이 주가 신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다. 




그로부터 4개월이 지났다. 서 회장이 말했던 '내년 봄'이다. 


결론적으로 서 회장이 예언했던 '코로나 청정국' 실현은 요원하기만 하다. 15일 기준 1일 코로나19 확진자는 698명에 도달해 '4차 유행' 조짐이 우려되고 있다. 그의 전망과 정반대로 지금도 국민들이 마스크 없이 일상생활을 하기란 여전히 불가능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사진=셀트리온]

제약∙바이오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그는 자신의 발언의 무게를 인식해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치료제 정치'를 그만하라"는 비판까지 터져 나오고 있다.  


◆"가장 좋은 수면제는 잘 때까지 일하는 것" 청와대 말실수도...


서정진 명예회장은 말실수가 잦은 편이다. 


지난 2019년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산책을 하다가 주52시간 근무제가 화제로 떠오르자 “가장 좋은 수면제는 잘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포기했다”라고 답했다. 이에 서 회장은 “대통령 건강을 위해 약을 대드릴 수는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부작용 때문에 약을 잘 안 먹는다”며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과 삶의 균형을 목적으로 하는 주52시간 근무제를 애둘러 비판한 것이다. 심지어 서 회장은 “대통령이 주 52시간 정책을 하더라도 우리회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서 일한다”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의 기업 문화 평점은 낮은 편이다. 취업 사이트 잡플래닛에서 셀트리온 현직 직원이 평가하는 워라벨 평점은 2.6으로 여러 평가항목 중 가장 낮다.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셀트리온은 '워라벨 없는 회사, '워라벨이 보장되지 않는 회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블라인드의 내용 일부. [이미지=블라인드]

서정진 회장은 지난해 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진행하자"고 했다가 의료업계 종사자들로부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기업 회장이 홍보를 위해 과장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셀트리온, "특정 보도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 크지 않아"


문제는 서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할 때마다 주식 시장과 셀트리온 주가가 출렁인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지난해 11월 25일 글로벌바이오포럼에서 서정진 회장의 발언하자 셀트리온 주가는 33만원으로 9.45%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12일에도 셀트리온 주가는 27만3500원으로 전일비 4.39% 급등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예방 임상시험이 개시됐다는 보도가 나온 시점이었다. 주식 시장 참여자들에게 그간의 서정진 회장의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제약∙바이오 기업 CEO가 미디어에 출연해 자사 홍보를 하는 것이 올바른가 하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영향력 있는 제약 기업 오너가 치료제에 대해 확신에 찬 발언을 하면 투자자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며 “당연히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은 더밸류뉴스와의 통화에서 “주가는 신의 영역이며 셀트리온은 시가 총액 10위권 상장사이므로 치료제 언급에 따라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라는 입장이다. 기업 사이즈가 이미 충분히 거대하므로 특정 언론 보도의 영향을 받기 어렵다는 의미이다. 셀트리온측이 이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한 서정진 명예회장의 '미디어 발언'은 앞으로도 제지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서초구 셀트리온 스킨큐어 건물. [사진=더밸류뉴스]

◆"인간 생명에 관련된 분야... 발언 신중해야" 

 

제약 및 바이오 분야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분야다. 신뢰(Credit)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민과 기업가, 그리고 기업 간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그러면 나를 버리는 게 답이라 생각했다. 은퇴 이후 유-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창업해 또 다른 시작을 할 것이다."


서정진 명예회장이 지난달 26일 셀트리온 주주총회에서 내놓은 발언이다. 앞서 그는 셀트리온에서 공식 은퇴하고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 놓았다. 그렇지만 그가 도전에 나설 분야도 국민 건강과 관련돼 있고, 그의 '입'은 여전히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kbg073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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