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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혈장치료제로 코로나 완치에도 주가 횡보…발목 잡는 3가지 이유

- 녹십자 혈장치료제 임상,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 혈장치료제 특성상 대량생산 비교적 어려워

- 여기저기 백신 개발 낭보에 치료제 관련주 부진 中

  • 기사등록 2020-12-08 15:5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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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영진 기자]

의약품 제조기업 녹십자(006280)의 주가가 대형 호재에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자사 혈장치료제를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완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혈장치료제의 임상이 아직 진행 중인 점과 더불어 대량생산의 부적합 및 백신에 대한 기대감에 반사손실을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녹십자 건물 조감도. [사진=더밸류뉴스(녹십자 제공)]

이날 오후 3시 23분 녹십자의 주가는 전일비 4.1%(1만5000원) 하락한 35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사 혈장치료제로 중증 환자를 완치시켰다고 밝힌 7일(36만5500원), 전일비 2.96%(1만500원) 오른 주가 상승세가 불과 하루 만에 꺾인 셈이다.


녹십자에 따르면 지난 9월 코로나19로 확진된 70대 남성이 칠곡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자사 혈장치료제를 투여받은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혈장치료제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액체성분인 혈장을 추출해,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는 성분을 고농도로 농축·정제한 의약품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대형 호재로 인식하기도 했으나, 여러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해소되지 못해 현 주가 하락세를 견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녹십자 혈장치료제 임상,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첫째로 아직 임상 시험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완치 사례는 임상시험과는 별개로, 녹십자는 현재 코로나 혈장치료제에 대해 60명 대상으로 지난 8월부터 임상 2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시험 중인 의약품은 생명이 위급하거나 대체 치료 수단이 없는 환자에게 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최종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야 치료제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며 “기업의 보도자료나 임직원 인터뷰 형식의 불완전한 상태로 공개되는 코로나19 치료 사례는 논문 형식으로 보도될 때까지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혈장치료제 특성상 대량생산 비교적 어려워


혈장 치료제는 완치자 혈액을 정제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가장 빠르게 투약 가능한 의약품으로 분류된다. 다만 혈장치료제는 완치자의 혈장을 받아야 하는데, 혈장치료제 하나를 만들려면 회복 환자 2~3명의 혈장을 공여받아야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치료제 생산을 위해선 완치자의 혈장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 대량생산에 부적합한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대신 천연 항체라는 점 덕분에 중증환자에게 큰 효과를 볼 수 있어, 소규모의 집중적 치료에서 두각을 드러낼 전망이다.


현재 대량생산이 가능한 치료제로는 국내 제약기업 셀트리온(068270)의 항체치료제 ‘CT-P59’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 측은 국내 공급을 위해 이미 10만명 분량의 치료제 생산을 완료했고, 내년에는 150만에서 200만명분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저기 백신 개발 낭보에 치료제 관련주 부진 中


이날 오전 정부가 국민 85% 분량에 달하는 44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 수급 계획을 밝히면서, 백신 공급 전망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그간 진단키트에서 치료제로 이어진 호재 흐름이, 치료제에서 백신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8일 셀트리온의 주가는 전일비 13.26%(5만3500원) 떨어진 35만원에 장을 마쳤다. 악재로 볼 만한 공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를 보이면서 앞선 판단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물론 백신이 보급된다고 해도 치료제 수요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코로나19 치료제는 장기적 예방이 아닌 단기적 치료에 그친다는 점에서 백신에 비해 매력이 한풀 꺾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치료제의 개발 소식으로 대장주를 제외한 진단키트주 대부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주가가 폭락한 바 있다. 이에 치료제 관련주 역시 백신개발 완료 전 해자를 쥐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는 판단했다.


joyeongjin@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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