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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승객 대신 ‘화물’ 운송 중… 경쟁 심화로 실적은 먼 산

- 진에어∙제주항공∙티웨이항공, 국토부 화물 운항 승인

  • 기사등록 2020-10-23 14: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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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가 위기 탈피를 위해 화물 운송에 나선다. 코로나19로 전세계 각국으로 여행하는 고객들이 급감하자 승객 대신 화물을 띄워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미 화물 운송을 하고 있는 대형항공사(FSC)에 이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참여함에 따라 경쟁이 치열해져 실질적인 위기 극복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교통부는 진에어(272450), 제주항공(089590), 티웨이항공(091810)등 LCC 3개 곳에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 운송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운항 승인을 발급했다. 이미 이를 시행 중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을 포함한 총 5개 항공사가 화물 운송 사업에 나서는 셈이다.


제주항공 직원들이 여객기 객실 내 화물탑재를 시현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제주항공 제공)]

먼저 제주항공은 전일 오후 6시 국내 LCC 중 가장 먼저 태국 방콕 노선에 화물을 탑재하고 운송을 시작했다. 회사는 태국 방콕 노선을 시작으로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주변 국가로 기내 화물 운송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의 기내 화물 적재는 화물을 좌석 위에 고정하는 방식이다. 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인증을 받은 방염포 및 실제 화물기에 사용되는 스트랩(결박줄)을 사용해 화재의 위험을 최소화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진에어는 역시 화물 운송 사업을 위해 최근 B777-200ER 여객기 1대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했다. 해당 여객기 1대의 좌석 393석 중 372석을 제거하고 전자제품 약 2톤(T) 가량을 싣게 된다. 24일부터 인천∼방콕 노선에 화물 전용 여객기를 투입한다. 향후 인천~중국 칭다오 노선에도 같은 항공기를 이달 27일부터 투입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제주항공과 같이 기내 좌석에 화물을 싣는 방식으로 베트남 노선에서 화물 사업을 시작한다. 좌석별 화물 탑재중량을 제작사 권고(1열당 90kg)보다 강화 적용(1열당 75kg)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LCC들이 화물 운송을 통해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항공 화물 운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TAC 항공운임지수에 따르면 8월 홍콩~북미 노선 기준 평균 운임은 kg당 5.5달러(약 6200원)를 기록해 7.73달러(약 8800원)였던 5월 대비 약 29% 하락했다. 


이 기간 홍콩~ 유럽 노선 평균 운임은 kg당 5.88달러(약 6600원)에서 3.21달러(약 3600원)로 약 45% 떨어졌다.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들 역시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화물운임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 보잉 777-300ER 내부에 화물이 적재되고 있다. [사진=더밸류뉴스(대한항공 제공)]

앞서 대한항공이 2분기 화물 사업 영향으로 1100억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상회해 흑자를 기록했다. 화물 사업으로 실적이 개선되자 LCC들이 잇따라 화물 운송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업체들 간 경쟁 심화, 화물 운임 하락 등으로 3분기는 2분기만큼의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에 대해 “3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 유류비 증가, 3분기 화물운임 조정,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여객 수요 회복 지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HDC현대산업개발(294870)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타격이 커졌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제선 여객이 전년비 감소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회복 시점 조차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LCC 역시 여객 시장 회복 없이 장기적으로 자금 사정 개선은 힘들 전망이다. 연말까지 성수기 수요와 향후 백신∙치료제 수송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한 것은 긍정적이나 본질적인 문제인 업황 개선이 이뤄져야 턴어라운드가 가능해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여객은 더 이상 나빠지기도 어려운 환경이 반년 넘게 장기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해외 이동패턴에 미치는 악영향은 구조적이라 내년에도 흑자전환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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