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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거품론' 현실화에 '동학(東學) 의몽(蟻夢)'이 따로 없다 - 신규 상장사 8사 주가 시초가 하회···빅히트·카카오게임즈도 직격탄
  • 기사등록 2020-10-21 15: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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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수많은 ‘동학개미’들의 관심사였던 빅히트(352820)의 주가가 최근 급락하며 공모주 ‘거품론’이 재조명되고 있다.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293490)를 포함해 지난달부터 신규 상장한 기업들 약 80%의 주가는 시초가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K바이오팜(326030)으로부터 시작됐던 공모주 투자 광풍의 열기 역시 식는 분위기다.


주가. [이미지=더밸류뉴스]SK바이오팜의 상장 이후 주가가 치솟는 것을 지켜보며, 투자자들의 공모주 열기는 마치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 행태가 늘어나고 기업들은 줄줄이 IPO(기업공개)를 선언하며, 시장은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모주 거품론은 기업 가치에 비해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맥락으로 제기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일 종가 18만2500원으로 시초가 27만원 대비 약 32% 하락했다. 공모가 2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후의 상한가인 이른바 ‘따상’가 35만1000원 대비로는 약 48% 하락했다.


빅히트는 공모주 청약에서 카카오게임즈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증거금을 모으며 상장 전부터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실상은 상장 직후 일시적인 따상을 기록한 뒤 4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공모가 대비 160%에 달했던 수익률은 전일 종가 기준 35%로 줄었다.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추락한 종목은 빅히트만이 아니다. 지난달부터 신규 상장한 11개 기업들 중 빅히트를 포함한 8개 종목의 주가는 따상은 고사하고 시초가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신규 상장 기업 전체의 약 80%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역대 최고 수준의 증거금을 모으며 대흥행 했으나, 최고가 8만9100원의 ‘따상상’을 기록한 이후 주가 거품 논란 속에 약세로 돌아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전일 종가 4만4750원으로 시초가 4만8000원 대비 6.7% 하락했다.


11개 신규 종목 중 시초가 대비 전일 종가 기준 주가가 오른 종목은 △이오플로우(294090)(86%) △피플바이오(304840)(39%) △넥스틴(348210)(6%)에 불과하다. 그 외에는 △비비씨(318410)(-29%) △핌스(347770)(-29%) △압타머사이언스(291650)(-28%)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347740)(-20%) △박셀바이오(323990)(-12%) △원방테크(053080)(-9%) 순으로 빅히트와 카카오게임즈를 포함해 모두 시초가 아래로 주가가 하락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주가 하락 원인을 투자자들이 수차례 공모주를 겪으며 일종의 ‘학습 효과’가 생긴 것으로 분석한다. 공모주라고 무조건 따상에 성공하거나 주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학습하며, 공모주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점차 IPO를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는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뜨거웠던 몇 차례의 IPO 투자 경험을 통해 투자자들의 전략은 진화하고 있고, IPO 기업에 대한 중장기적 투자 호흡을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시혁 책임론’까지 등장할 정도로 빅히트의 주가 급락에 수많은 동학개미들이 손실을 보고 분노했다. 공모주 거품론이 재조명되고, 투자자들은 공모주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됐다.


최근 시중의 유동성 자금은 은행으로 다시 ‘머니 무브’(자금 대이동) 하는 경향을 보인다. 투자 광풍의 열기가 가라앉고, 공모주 청약 환불금의 일부가 유입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향후 투자자들은 투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공모주 ‘옥석 가리기’에 더욱 신중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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