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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거리두기] 정영채, 정영제와 형제인줄 알았네...NH투자증권, 떳떳하면 왜 언론플레이?
  • 기사등록 2020-10-15 21: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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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조창용 기자]

                     조창용 더밸류뉴스 편집국장 NH투자증권은 15일 회사를 겨냥해 불거지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판매 로비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굳이 우호적인 언론사만 골라 입장문을 배포한 것은 떳떳한 태도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그만큼 구린게 많다는 역설적인 내음이다.


일단 NH투자증권이 이날 몰래 전격 배포한 ‘옵티머스 관련 최근 보도에 대한 당사 입장’ 자료를 살펴보자. NH투자증권은 입장문에서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주범인 김재현(옵티머스 대표) 등의 검찰 진술과 작성 문건 등으로 최근 사실과 다른 의혹이 무분별하게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영제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가 2019년 초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는 옵티머스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은 "2019년 3월 19일 정 전 대표가 경기도 봉현 물류센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대한 대출 가능여부 문의 건으로 당사를 방문해 정영채 사장을 접견했으며 부동산 부문 실무진과 미팅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무 검토 결과 문제가 많다고 판단해 담당 실무자가 해당 건에 대해 유선으로 정 전 대표에게 대출 불가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또 회사 측은 "방문 목적은 정 전 대표 본인의 PF에 대한 당사의 투자를 요청하는 자리였고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내용은 일체 언급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상품 판매 승인 절차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1개월 이상의 내부 검토 후 정상적인 내부 심사를 거쳐 판매를 개시했다"며 "‘초고속 승인’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김재현 대표가 정영채 사장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 NH투자증권은 두 사람이 함께 식사한 적은 있으나 로비와는 무관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점심 자리는 애초 서울대 AMP 동기인 김진훈 이사장과의 선약이었으나 예정에 없던 김재현 등이 동석하면서 우연히 식사한 것으로 김재현은 그날 처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점심 장소였던 당사 팝업스토어 ‘제철식당’은 타인에게 100% 오픈된 장소"라며 "자리 배치 등을 고려하면 로비는 전혀 불가능한 환경이었고 당연히 관련 대화를 나눈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NH투자증권은 "점심이 있었던 2019년 6월 26일은 이미 옵티머스 펀드의 제안서를 받고 내부 검토 후 승인절차를 거쳐 판매를 시작하고도 약 2주일이 지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럴듯하다. 하지만 기자도 처음엔 정영채와 정영제가 형제나 사촌인가 의심했다. 그만큼 이 사건은 처음부터 뭔가 투명하지 못한데가 많은 쉽게 말해 의심받을만한 정황이나 요소들이 산재해 있었다.


정 사장이 아무리 떳떳하다고 외쳐도 핵심 3인방이 벌써 재판이 시작되고 검찰이 수사에 새로운 단서를 계속 캐내고 있는 가운데 있기 때문에 아직 완벽히 털어낼 순 없다. 사건이 명료하게 파헤쳐져 정리될 때 까지.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펀드를 1년 동안 무려 4500억 원어치나 판매했는데, 이 과정에 정영채 사장보다 더 윗선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알려졌으며, 옵티머스 고문단이 움직였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옵티머스 관계자 유모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영제 전 대표가 로비에 사용하기 위해 제 법인 카드를 가져갔고, 월평균 4000만원씩 썼습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한 달에 4000만원씩 로비 자금을 썼다면, 1년이면 5억원에 이르는 돈이 법인 카드 한 장으로 로비에 사용된 셈이다.


과거 대형 금융 사건에서 보듯이 초반에 극구 부인한 사건 관련자들이 나중에 피의자로 법정에 서는 경우를 많이 봐온 탓일까? 김재현이나 윤석호가 새로운 진술을 할 경우 부인했던 내용이 뒤집어 질 수도 있을 상황이다. 벌써 주범이 누가 될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무슨 새 의혹이 판을 뒤집어 놓을지 알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정치적인 사건으로 변모된 바엔 간단하게 "나는 아니요"라고 발뺌한들 홀로 쉽게 빠져 나올 국면은 아닌것 같다. 해외 언론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이 사건에 잠겨있는 '폭발력'에 오늘도 잠 못드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언론들이 NH투자증권의 입장만 곧이곧대로 받아쓰는 기사는 보기에 좀 민망하다. 


지금은 4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단숨에 증발한 미증유의 사건을 바라보고있는 투자자들의 원한맺힌 증오를 증폭시키는 'NH투자증권의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태도'에 일침을 가해야 할 때다.


creator20@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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