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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쌍용차 팔아? 말아?...인수자 등장에 웃지 못할 이유는?

- 중국 체리자동차와 기술 협력 중인 美 ‘HAAH’ 인수 의향 밝혀

- 인수 완료 시 중국에 기술 유출 우려

  • 기사등록 2020-09-25 15:3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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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KDB산업은행의 고민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쌍용자동차(003620)의 새 주인 찾기가 어려움에 빠졌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 그룹이 매각 의자를 밝히면서 새 투자자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새 인수 후보가 나타나긴 했으나 투자여력, 인수 후 사업 진행 등에 의구심이 제기되며 산은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HAAH오토모티브홀딩스(HAAH)’가 쌍용차 지분투자 제안서를 매각 주관사에 전달했다. 인수 희망 지분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3000억원에 경영권을 인수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아울러 산은 등 채권단의 추가 투자를 요구했다고도 전해졌다.


쌍용차 인수에 다른 투자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HAAH에 매각될 지가 관건이다. 만약 성사된다면 마힌드라(현 지분율 74.65%)는 지분율을 50%로 낮춰 최대주주에서 내려오게 된다. 


그러나 마힌드라, 쌍용차는 이번 인수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HAAH의 재무상황과 자금조달 능력에 대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HAAH의 연 매출은 2000만달러(약 240억원)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의 시가총액은 6000억원 규모다. 이에 HAAH가 쌍용차를 인수하려면 중국 체리자동차 등 투자자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인수 후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 단위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전망이 있어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쌍용차의 순수 전기차 ‘E100’ 티저 이미지. [사진=더밸류뉴스(쌍용차 제공)]

HAAH는 체리자동차와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HAAH는 체리자동차가 주주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향후 쌍용차를 우회적으로 지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앞선 상하이차 인수 선례로 중국 자금이 들어오면 기술 유출만 당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지난 2004년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를 인수했으나 약속된 투자 없이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1조원 이상의 기술이 유출되고 2600여명이 정리해고 당한 바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대출 받은 돈이다. 현재 쌍용차는 마힌드라를 통해 외국계 은행에서 2000억원 규모의 단기 자금을 빌렸다. 이 대출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를 초과해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어 마힌드라의 지분 매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향후 마힌드라가 지분을 매각하면 바로 차입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향후 인수 과정에서 대출 조건 변경도 협의해야 할 전망이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더밸류뉴스(쌍용자동차 제공)]

현재 채권단은 마힌드라가 감자를 단행하고 향후 HAAH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 주주가 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마힌드라가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현재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 가치는 약 4200억원이며 마힌드라는 인수 이후 지금까지 총 7000억원을 투자했다. HAAH에 모든 지분을 매도해도 손해를 보게 되는데 여기에 감자까지 더해지면 회수 가능 투자금은 더 낮아진다.


다만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HAAH의 상황과 관계 없이 인수를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땅한 인수자가 없는 상황에서 쌍용차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2017년 1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4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영업손실 2157억원, 당기순손실 202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819.62%로 1분기(755.65%) 보다 8.47%p 늘었다.


쌍용차 역시 마땅한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4분기부터 신차 효과를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어 빠른 투자자가 필요하다. 쌍용차는 올해 티볼리 에어, G4 렉스턴 페이스리프트를 내놓고 내년에는 전기차인 ‘E100‘을 출시할 예정이다.


sh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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