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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등 신풍제약 미스터리···뭐가 문제?

- 최근 실적 하락에도 주가 2895% 폭등···우려 눈길

  • 기사등록 2020-09-21 16: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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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현일 기자]

최근 신풍제약(019170)의 주가가 20배 가까이 뛰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카지노 강원랜드(035250)에 빗댄 ‘신풍랜드’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다.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주가 폭등에 우려 역시 제기됐다.


                       신풍제약의 최근 1년 주가 추이. [사진=더밸류뉴스(네이버 금융 제공)]21일 신풍제약의 주가는 전일비 2.27% 감소한 19만3500원으로 마감됐고, 장중 52주 신고가(21만4000원)를 기록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3월 19일 이후 이달 18일까지 2300여 상장 종목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것은 신풍제약이었다. 신풍제약의 주가는 6610원에서 19만8000원으로 급등하며 2895.46%의 수익률을 냈다.


최근 1년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 9월 25일 신저가 5800원에서 이날 신고가 21만4000원으로 3589.6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풍제약의 영업이익이 20억원에 불과한데 시가총액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은 미스터리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풍제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억원에 불과했고 2017년 90억원, 2018년 69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신풍제약 최근 실적. [사진=더밸류뉴스]주가 급등의 주요 원인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 2상 시험을 승인했다. 임상 3상까지 끝내기엔 갈 길이 멀지만,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격히 뛴 것으로 분석된다.


시총이 커지자 지난 8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에 편입됐고, 이달에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에 포함됐다. 


18일 신풍제약은 FTSE 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 매수 1879억원의 영향으로 전일비 주가가 30% 상승한 19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나 FTSE 등의 지수를 따르는 펀드들은 그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을 반드시 사야하기 때문에 기업 가치와 상관없이 이와 같은 주가 급등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안산시 단원구 신풍제약 공장. [사진=더밸류뉴스(신풍제약 제공)]다만 이러한 주가 급등에 우려의 목소리 또한 제기된다. 신풍제약의 신약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2016년 FTSE 지수 편입으로 주가가 비상식적으로 급등했던 코데즈컴바인(047770) 사태가 재현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코데즈컴바인은 당시 FTSE 지수 신규 편입 효과로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며 8일만에 주가가 550% 이상 오르는 등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얼마 후 FTSE가 지수에서 코데즈컴바인을 제외하자 주가는 급락했고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입었다.


향후 오너 일가의 주식 매매 움직임 역시 주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적·가치 대비 주가가 과대 평가됐다면 대량 매도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1000억원대였던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는 현재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풍제약은 현재 시총이 10조원을 넘는 초대형 종목이 됐지만 아직까지 증권사의 분석 보고서는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는 “몇 애널리스트들이 탐방을 다녀왔지만 투자의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며 “회사 실적이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 만큼 뒷북 투자를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lleyway9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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