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산은, 이래서 대우건설 팔 수 있을까? - 연 이은 공모 회사채 매각 실패, 유동성 확보 어려워 - 5년간 건설업계 하자 1위 - 해외 수주 지연·부동산 규제 리스크로 꼽혀
  • 기사등록 2020-09-17 16:53:29
기사수정
[더밸류뉴스=권용진 기자]

산업은행이 KD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대우건설(047040)을 집중관리한지 1년여가 지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올리고 있다. 


유동성확보 실패와 아파트 하자 1위 건설사라는 오명과 더불어 실적도 악재를 보이고 있다. 아울러 향후 해외수주 지연과 부동산 규제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대우건설 신사옥. [사진=더밸류뉴스(대우건설 제공)]

산업은행은 내년 초 차입금 상환에 대한 유동성확보를 위해 공모 회사채를 올해만 두 번 발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지난 7월 14일 KDB인베스트먼트는 A급 이하 비금융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SPV(특수목적기구)를 출범시켰다. SPV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의 채권 발행을 위해 회사로부터 자산을 양도 받아 채권을 대신 발행해주는 페이퍼 컴퍼니를 의미한다.


지난 7월 1000억원(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을 모집했다. 하지만 550억원 주문에 그쳤다. 이어 이달 10일엔 3년 단일물로 1000억원 모집에 재도전했지만 100억원의 매수 주문으로 마무리됐다. 미매각 물량은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410억원, 인수단으로 참여한 산업은행이 490억원 각각 떠안았다. 


이는 산업은행의 공모채 규모 예상에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또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부동산 규제로 부정적인 업황이 반영됐다고 분석된다. 공모채 미매각분의 일정부분을 산업은행이 인수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산업은행의 부담이 늘었다.


최근 대우건설은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지난 5년간 아파트 하자 민원이 가장 많은 건설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15일 국토교통부가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건설사별 아파트 하자 접수 건수 및 순위' 자료에 따르면, 대우건설 아파트 하자 민원은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1746건이었다.


건설업종에서 하자 논란은 브랜드 기업 신뢰도와 수주실적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대우건설의 실적. [사진=더밸류뉴스]

대우건설은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각각 1조9632억원, 811억원, 524억원이며 전년비 각각 12%, 20.26%, 35.56% 만큼 하락했다. 대내외적 악재 영향으로 타격을 받은 것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실적 부진의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해외 토목, 플랜트 부문의 공기 지연에 따른 원가반영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해외 수주 지연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올해 주요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신규 수주가 줄어들거나 현장 공사 기간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우건설의 인도 비하르 교량(Bihar New Ganga Bridge) 프로젝트의 경우 당초 내년 1월 완공 예정에서 2024년 6월로 일정이 늘었다. 싱가포르 지하철216공구 현장은 올해 12월에서 내년 6월로 완공일이 미뤄졌다.


그는 “대외적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기준 전반적인 해외 매출, 마진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의 부동산 규제 도입으로 주택 수요 위축이 예상돼 분양실적과 수익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대우건설은 25조원의 주택사업 수주잔고 중 절반가량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몰려 있다. 


이처럼 대우건설은 업황과 실적이 부진해 단기적으로 팔리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초임기간 중이었던 2018년 매각절차(호반건설 인수) 실패 후 대우건설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은 찾을 수 없었다. 이 회장의 연임기간 동안에는 전임기간에 해결하지 못했던 숙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danielkwon11@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9-17 16:53:2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