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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금융그룹, 7조원 규모 美호텔 인수 연기 우려

- 코로나19로 자금 모집 어려워

  • 기사등록 2020-03-26 17: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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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주영 기자]

미래에셋금융그룹이 국내 금융회사 대체투자 중 역대 최대인 7조원 규모의 미국 15개 호텔 인수를 잠정 연기했다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당초 현지에서 조달 예정이던 자금 모집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작년 9월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미국 호텔 인수를 올 상반기 말까지로 연기했다당초 이달 말까지 거래를 완료할 것으로 계획했지만호텔 인수에 필요한 자금조달을 놓고 난항을 겪으면서 딜클로징(거래 완료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앞서 지난해 9월 미래에셋은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뉴욕시카코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도시 9곳 내 15개 호텔 및 리조트를 690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이는 국내 금융회사가 추진한 대체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로 박현주 회장의 결단력과 여행 및 관광산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바탕이 됐다.

 

미래에셋의 자체 투자액은 26000억원으로 미래에셋대우(18000억원), 미래에셋생명(5000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19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1000억원)이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이 중 70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미리 납부한 상태다나머지는 현지 IB를 통한 담보대출로 조달할 계획이었다.


미래에셋그룹 본사 사옥 [사진=더밸류뉴스(미래에셋그룹 제공)]

하지만 코로나19로 미국 금융시장이 유동성 경색 국면으로 흘러가면서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졌다이에 호텔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지난해 1월 미국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45.1% 1987년 이후 1월 기록으로는 최저치를 보인 데다가미국 호텔들의 재산가치도 2007년 최고치를 기록한 후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증권화된 호텔 모기지 중 2월 말 기준 15.7%가 연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융회사들이 경기와 금융시장 유동성 악화에 대비해 투자 집행보다는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면서 "담보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호텔 투자에 자금을 빌려줄 투자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이미 7000억원의 계약금을 지불해 발을 빼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일각에서 작년에 인수한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데거래는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호텔도 시간이 지나면 본래 가치 이상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미국 정부(FRB)가 금리를 인하하고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유동성 상황도 나아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거래가 다소 지연되기는 하겠지만 상반기 내에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kjy2@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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