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KT, '헐값 매각’ 논란된 “무궁화위성 3호"…소유권 소송 결국 패소

- 6년여만에 종결…약 11억원 손해배상도 지급해야

  • 기사등록 2020-03-16 11:27:36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KT가 헐값으로 매각했다는 논란이 있는 무궁화위성(KOREASAT) 3호 소유권을 다투는 국제 소송에서 패소했다. 이에 KT는 무궁화위성 3호의 소유권을 끝내 되찾을 수 없게 됐다. 또 손해배상 판결에 따라 100만달러 이상을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 12일 KT 제38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T SAT은 무궁화3호 소유권 및 손해배상 청구와 관련해 미국 연방 대법원에 상고허가를 신청했으나 지난달 기각 결정을 받으며 최종 종결됐다. 이는 6년 넘게 소송 진행을 이어왔지만 결국 KT가 진 것이다. KT SAT는 KT의 자회사로 위성통신 전문 회사다.

 

무궁화3호 사건은 2011년부터 시작됐다. KT는 2011년 9월 연구·개발에 세금 약 3000억원이 투입된 무궁화위성 3호를 홍콩의 위성사업 회사 ABS(Asia Broadcast Satellite)에 미화 2085만 달러(당시 환율로 205억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KT가 위성체 대금으로 받은 돈은 5억원이었다.

 

무궁화위성 3호를 매각∙수출하려면 정부의 허가가 필요했지만 KT는 필요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이 사실이 2013년 국정감사를 통해 알려지면서 KT는 국가 주요 자산을 헐값에 해외에 팔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인공위성은 전략물자이기 때문에 해외로 매각‧수출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허가와 인가절차를 받아야 한다. 이에 2013년 12월 정부는 매각 이전 상태로 복구 명령을 내렸다.

 

그 당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T에 매각계약 무효를 통보하고 위성서비스 제공용으로 할당한 주파수 일부 대역 할당을 취소했다. 이는 무궁화3호 매각 계약을 이전하고 원상복구를 명령한 것이다. 

 

이후 KT는 무궁화3호 소유권을 되찾기 위한 국제중재 절차를 밟았다. KT는 ABS와 재매입 협상에 돌입했지만 ABS 소유권 소송 제기와 가격 차이로 난항을 겪어오다 결국 최종적으로 합의엔 이르지 못한 것이다.

 

KT가 무단 헐값 매각했다는 논란이 있는 무궁화위성 3호. [사진=더밸류뉴스(한국과학기술원 인공위성연구센터 제공)]

ABS는 2013년 12월 국제상업회의소 중재법원(ICC)에 위성매매계약 관련 소유권 확인 및 매매계약 위반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ICC 중재판정부는 2017년 7월 무궁화3호 위성소유권이 ABS에 있다고 일부 판정을 내렸고 KT SAT은 2017년 10월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이 판정을 취소하기 위한 소송을 걸었지만 기각됐다.

 

2018년 3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법원은 최종적으로 ABS 소유권을 인정했다. 법원은 KT SAT가 ABS에 손해배상 원금으로 미화 74만8564달러와 이자(2013년 12월 1일~2018년 3월 9일) 28만7673달러, 판정일 이후 연 9%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라는 판정을 내렸다. 원금과 이자를 더한 손해배상액은 총 103만6000달러(한화 약 11억원)이다.

 

이에 KT SAT은 2018년 5월 뉴욕연방법원에 ICC 최종 판정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또 다시 기각됐고 2018년 8월에는 미국 제2연방 항소법원도 항소를 기각했다. 단, 뉴욕연방법원은 공탁금 납부를 통한 최종 판정에 따른 지연이자 발생 중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당시 한원식 KT SAT 대표는 “5년간 국민께 심려를 끼쳐 깊이 사과 드린다”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계속 항소할 것이고, 최선을 다해 승소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8월 미국 제2연방항소법원에 제기한 항소에 이어 2019년 12월 미국 연방대법원 상고허가까지 모두 기각되면서 ABS 승소로 최종 결론이 났다. 결국 KT는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무궁화위성 3호의 소유권을 찾아올 수 없게 됐다.


shs@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20-03-16 11:27:36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삼성SDS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기획·시리즈더보기
재무분석더보기
제약·바이오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