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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 분리매각, 일괄매각?

- 일괄 인수하려면 최대 3조5000억 부담해야... 인수 의사 밝힌 곳은 애경그룹 뿐

  • 기사등록 2019-07-15 09:5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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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시장에 내놓은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방식을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매각을 진행하는 산업은행과 금융위원회는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을 일괄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IB 전문가들은 분리 매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통째로 매각 추진될 경우 인수가액이 최대 3조5000억원대로 추정돼 이를 부담할 인수 후보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 일괄 매각시, 인수자 최대 3조5000억원 부담해야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지난 4월 말부터 진행한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마무리하고 이달 말 잠재 인수 후보군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이다.

현재 매각 자문사인 한영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실사(Due diligence)를 진행 중이다. 이 실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IM을 배포한 뒤 입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입찰공고는 이달 말에서 내달 초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CS는 애경그룹을 제외하고는 인수 후보가 등장하지 않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한화와 롯데, CJ, SK 등 대기업들은 여전히 인수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을 제외한 후보군이 인수 의향을 밝히지 않는 이유는 인수 가액을 높이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을 일괄 매입하기에는 부담스럽게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을 일괄 인수할 경우 부담해야 할 금액은 직접 인수금액 2조~2조5000억원에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비용 5000억~1조원을 합쳐 최대 3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 정도의 금액을 베팅할 국내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향후 항공업황이 양호하다면 기업들이 기꺼이 '베팅'하겠지만 업황도 그리 좋지 않아 채권단 주도의 ‘통매각’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입찰 흥행을 위해서는 ‘통매각’이 아닌 주요 계열사 일부 분리 매각이나 아시아나항공만 따로 떼 몸집을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게 IB 업계의 분석이다.


금호아시아나그은 아시아나항공을 당연히 최대한 비싼 값에, 가능한 조기에 매각한다는 입장이다. 매각 기간이 길어지면 산은 등 채권단이 구주매각에 대한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이 대리권을 행사하면 매각 과정에서 구주에 대한 차등 감자를 하고 매각 시 유상 신주 비율을 높여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원 매수자 중 몇 가지 면에서 괜찮은데 한두 가지가 부족하다면 보완해주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밝힌 점도 대리권 행사 등을 통한 다양한 지원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 애경그룹,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을 보이는 기업으로는 애경그룹이 사실상 유일하다. 애경그룹은 일찌감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고 재무적 투자자(FI)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대형 사모펀드(PEF)를 포함해 애경그룹과 전략적 관계에 있는 다수의 국내외 기업과 IB에도 FI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EF 한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국내외 PEF와 대다수 접촉하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장에서 상당히 많은 FI가 애경그룹의 움직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애경그룹은 일괄 매입 보다는 아시아항공의 자회사이자 저비용항공사(LCC)인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에서 분리해 인수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를 모두 포함해 일괄 매각한다는 방침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항공산업이 독점산업인 만큼 재무건전성과 함께 외부 평판을 따져야 하는데다 막대한 현금 동원력이 필요해 마땅한 인수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미흡한 점이 있는 후보라도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애경그룹이 어떤 대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결과가 판가름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일괄 매입하는 대신에 인수가액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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