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재무제표 분석] 한국기업 '대구텍' 알면 워렌 버핏이 좋아하는 주식 보인다? - 버핏이 선호하는 '고수익 무차입 경영 기업'.. 영업이익률 30% 넘어 - 글로벌 절삭공구 강소기업..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 기사등록 2019-07-12 15:04:27
기사수정
[더밸류뉴스=최성연 기자]

워렌 버핏이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한국 기업을 손자회사로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절삭공구 강소기업 대구텍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유일하게 투자한 국내 기업이다. 주력 제품은 절삭 공구이며, 국내 1위는 물론 세계 2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고 80개국에 130여 개의 전문 대리점망을 구축하고 있다. 


대구텍의 주력제품의 하나인 절삭 공구. [사진=대구텍 홈페이지]

◆ 2006년 버크셔 해서웨이 손자회사 편입


이 회사는 1952년 대한중석이라는 국영기업으로 설립됐고, 1994년 거평그룹에 인수되면서 민영화됐다. 1998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거평이 부도를 맞아 이스라엘 절삭공구 기업 IMC가 인수했다. IMC는 세계 3대 금속가공 그룹으로 14개의 주력회사와 100여 개의 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다.


경북 달성군 대구텍 본사 전경. [사진=대구텍 홈페이지]

그런데 2006년 버크셔 해서웨이가 IMC그룹 지분의 80%를 획득하면서 자회사인 대구텍도 자연스럽게 워렌 버핏의 손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어 2013년 5월에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나머지 20% 지분을 인수하며 대구텍은 완전한 워렌 버핏의 회사로 인식되고 있다.


버핏은 2006년 IMC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구텍의 재무제표를 들여다보고 만족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그간 기업 인수의 조건으로 내세워온 △ 세전이익이 7500만달러(약 880억원) 이상일 것 △ 지속적인 수익력을 갖고 있을 것 △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높을 것 △ 유능한 경영진을 갖고 있을 것 △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을 것 △ 매각 금액이 제시돼 있을 것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 제조기업이면서 영업이익률 30% 넘어 


대구텍의 2005년 재무제표를 들여다보면 버핏이 좋아할만한 요건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05년 대구텍 재무제표. K-GAAP 별도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수익성이다.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3.7%이고, 영업이익률은 32.1%이다. 100만원 어치의 제품을 팔만 32만원 영업이익을 남긴다는 의미이다. 국내 상장 제조기업의 평균 ROE와 영업이익률이 5~6%수준임을 감안하면 대구텍이 높은 수익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재무상태표를 들여다보자. 부채비율은 29.66%이므로 퇴직급여충당금같은 상법상 의무적 부채를 제외하면 사실상 부채가 없는 셈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05억원인데, 1년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를 의미하는 단기차입금은 불과 50억원이다.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대구텍의 퇴직급여충당금 내역. K-GAAP 별도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현금흐름표를 들여다보면 이 회사가 우량 기업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현금흐름표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투자활동 현금흐름, 재무활동 현금흐름의 3가지 항목으로 나뉘는데, 각각이 플러스, 마이너스, 마이너스이면 우량 기업이다.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이 들어왔고(+), 미래 성장을 위해 현금을 지출했으며(-), 은행 부채를 갚아 이자를 줄였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구텍은 현금흐름표를 보면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이다. 이는 '이 회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현금을 벌어들였고, 미래 성장을 위해 현금을 지출했으며, 부채가 없기에 굳이 갚지 않았다'로 해석된다. 워렌 버핏이 좋아할만한 무차입 우량기업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 IMF 외환위기 때 버크셔 해서웨이 자회사 IMC가 인수 


대구텍도 몇차례 위기는 있었다. IMC가 대한중석을 인수한 1998년은 한국 경제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벼랑끝에 있던 시기였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빠져나갔지만 IMC는 오히려 투자를 했다.


이 같은 공격적 투자는 한국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후문이다. IMC는 한국인은 똑똑하고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한국 경제는 발전하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버핏은 지난해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보고서를 통해 "우리는 실탄(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버크셔 해서웨이에 인수되기를 희망하는 기업은 언제든 연락 바란다. 신속하게 답변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대구텍과 유사한 조건을 가진 우량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오너라면 지원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다. 


csy@thevaluenews.co.kr

[저작권 ⓒ 더밸류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 기사등록 2019-07-12 15:04:2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버핏연구소 텔레그램
  • [단독] 현대중공업지주, 지난해 4Q 예상 매출액 증가율 1위 복합기업주... 2위 SK
  • 4차산업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