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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 675조원을 책임지고 있다. 사상 최대 규모인 올해 정부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많다. 글자 그대로 '자본시장 큰손'인 것이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여전히 기금운용에 미숙함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7일 KB자산운용이 국내 1위 연예기획사 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에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 에스엠을 합병하라"고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에스엠 2대 주주(8.18%)인 국민연금은 아무런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감사원이 올 하반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기준 및 집행의 적정성과 관련해 감사를 실시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강당에서 진행된 '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부적정 적용행사 감사청구' 기자회견에서 권오인(왼쪽) 경실련 재벌개혁본부 국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민연금이 행사할 수 있는 주주권의 행사 방식은 알고 보면 다양하다. 


◆ '찬·반 의결권' 행사만으로도 위력적


첫 번째로 이사회 제안 안건에 대한 찬·반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다. 주주제안처럼 제한이 없으므로 배당정책뿐만 아니라, 이사의 선임, 재선임, 정관변경 등에 대해 찬성 또는 반대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국민연금 지분율 톱 20 종목. [이미지=더밸류류스]

국민연금이 지난 3월 당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금이 부결된 것은 국민연금의 위력을 보여준 케이스라는 평가다. 당시 국민연금은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열고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반대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의 기금관리 운용 체계. [자료=국민연금공단 홈페이지]

다음으로 경영참여형 주주권 행사의 내용이 있다. 경영참여 주주권행사는 사외이사 후보추전 및 주주제안, 의결권 위임장 대결과 같은 보다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말한다. 이러한 경영참여 관련 주주권 행사는 제반여건이 구비된 후 이행방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뒤로 미루어졌으나, 다만 국민연금기금 운용위원회의 의결이 있는 경우 위와 같은 경영참여 관련 주주권 행사 시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로드맵(이행방안)에 의하면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이 있는 경우 사외 이사 추천, 주주제안, 정관변경 등의 경영참가형 주주권 행사가 가능하다.


◆ 기관투자가들과 '연대' 적극 나서야 


세 번째는 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이다. 주주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그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그 대리인은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면을 총회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하여 다른 주주들에게 의결권 행사를 국민연금이 대리할 수 있도록 위임할 것을 권유 할 수 있다. 


이렇게 의결권대리행사 권유제도는 다수의 의결권을 확보할 목적으로 다른 주주에게 의결권 행사를 위임하도록 권유하는 것으로 피권유자인 다른 주주에게 대리행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자본시장법에서는 권유자가 10인 이상의 피권유자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경우 공시가 강제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의결권행사 방향의 공표와 다른 기관투자자 등과 연대할 수 있다. 의결권 행사 내용을 사전에 공개하면서 의결권 행사의 찬성과 반대이유를 충분하게 설명하여 다른 기관투자자들이 찬·반의 판단을 하는데 참조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기관투자자에 대한 설득과 소통을 통해 연대함으로써 의결권 행사의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 방식과 관련, 김도정 에셋디자인 투자자문 대표는 "반대의결권 행사나 기금운용위원회의 의결에 의하여 주주제안을 행사하는 경우 주주제안이나 의결권 행사의 성공을 위하여 다른 기관투자자들과 연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스튜어드십 코드 제정 등에 나서고 있으므로 이들 기관투자자들과의 연대 하여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도정 대표는 "현재 보험사, 자산운용사, 사모펀드(PEF) 운용사, 증권사, 투자자문사, 서비스기관, 은행 등 70개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기로 하였고, 39개 기관투자자가 참여를 예정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이들 기관과 연대한다면 주주권 행사가 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y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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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6-13 08: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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