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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주 지분 늘리는 버핏, 왜?

- 9ㆍ11 테러 이후 적자 항공사 줄도산

- 미 항공업계 수익성 나는 '빅4' 체제로 전환

  • 기사등록 2019-03-25 08: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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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최성연 기자]

"라이트 형제가 제조한 첫 비행기를 자본가들은 격추시켰여야 했다. 그랬다면 후손들의 돈낭비를 막았을 것이다. 항공주 투자는 '죽움의 덫'이다."


항공산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표명해왔던 '오마하 현인' 워렌 버핏이 최근들어 대규모 항공주 투자를 단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  버크셔 해서웨이, 델타항공 최대주주 등극


24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월 말 기준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델타항공 지분이 10.4%에 이르는 등 버크셔 해서웨이의 항공주 투자가 활발하다"며 "통상 버크셔 해서웨이가 개별 종목의 비중을 10% 미만으로 유지해오고 있는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투자"라고 분석했다. 앞서 2017년 1분기에 버크셔 해서웨이는 100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항공주 투자를 단행했다. 


[이미지=더밸류뉴스]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6일  주당 평균 49.40달러에 델타항공 주식 약 539만 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는 델타항공 주식 7090만주(지분가치 36억달러)를 보유해 최대주주가 됐다. 

델타항공 외에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가진 항공주는 사우스웨스트, 유나이티드, 아메리칸에어라인 등이 있다. 이들 항공주의 지분가치는 90억달러를 넘고 있다.  


버핏은 지난달 28일 텍사 주 그레이프바인에서 열린 자선 오찬에서 돌연 "델타항공의 지분율이 10%를 넘어선 것을 내가 깨닫지 못했다"고 밝혀 참석자들을 당황하게 한 바 있다.

사실상 실수를 인정한 것이지만  버핏은 “계획되지 않은 영역에 이미 도달했기 때문에 원칙을 벗어나 더 많은 주식을 사기로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 미 항공업계 '빅4' 과점체제로 전환


버핏이 항공주 투자를 결심한 배경에는 미국의 항공산업이 예전의 완전 경쟁 상태에서 벗어나 이익을 낼 수 있는 과점 체제로 전환된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버핏은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항공 업계는 더이상 자멸적인 사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기존의 입장과 상반된 발언을 했다. 

미국의 항공업계는 그간 치열한 경쟁으로 만성적자에 허덕였지만 2001년 9ㆍ11 테러를 기점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기업들이  파산하면서 현재는 아메리카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델타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의 '빅4'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따라 버크셔 해서웨이는 2016년부터 항공주 투자를 재개했다.


지난해 말 기준 버크셔가 축적한 현금 자산 규모는 1120억달러로, 이 돈이 어디에 투입될지 투자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들어 항공사 주가가 급락하면서 벨류에이션 저평가에 따라 M&A에 우호적인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주가가 지난해 고점 대비 23%에 이르는 하락을 기록했으며, 델타항공 역시 지난해 고점에서 18% 밀려났다. 

데이비드 카스 메릴랜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메가톤급 투자를 재개할 계획이 있다면 항공업체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c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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