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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객장이 안보인다' IB로 수익모델 이동하는 증권업계 - 브로커리지 수익모델의 한계 극복 방안으로 IB사업 강화
  • 기사등록 2019-03-21 08: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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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신현숙 기자]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IB(Investment Bank)업무에 주력하면서 수익의 중심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서 상품운용이나 IB로 이동하고 있다. 

IB란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과 자금 공급을 담당하는 은행, 사모펀드 사이에서 유가증권을 포함한 자금 흐름을 중개하는 것을 말한다. 필요할 경우 증권사가 직접 자금 공급자의 역할을 수행하기도 자기자본투자(PI, Principal Investment)도 IB의 하나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내 증권사의 IB업무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순이익에서 IB(기타 포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10.6%에서 2017년 23.1%까지 증가했다. 그간의 주요 수익모델이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비중은 같은 기간 48.7%에서 33.2%까지 감소했다. 


[자료=금융투자협회]

이같은 수익구조변화는 증권사의 특성과 규모에 따라 차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배구조에 따라 증권사를 은행지주계열, 독립산업계열 외국계로 분류했을 때 특히 IB 업무 수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증권사로는 독립산업계와 은행지주계를 들 수 있다.  


◆ 은행지주계열의 초대형증권사, M&A 비즈니스 강화 


은행지주계열 증권사의 경우 일부 M&A와 같은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IB 업무를 강화하는 추세이다. 

대형 증권사의 경우 기존에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던 업무를 기반으로 자본력과 인적 네트워크 등을 통해 IB 업무 중 전문영역에서 점차 차별성을 나타내며 입지를 구축해가는 과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글로벌 IB 업무시장에서는 국내 증권사의 입지가 아직 미미하다 보니 자체적인 내적 역량 강화와 함께 기업 생태계의 역동성 제고를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이 요구된다. 


은행지주계열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역동적 투자보다는 보수적인 경영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IB업무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은행의 보수적인 문화에 익숙한 경영진이 많으며, 증권업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은행지주계열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로 국내 금융투자업계 내에서 상위 업체로 자리 잡은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독립산업계열 증권사의 경우 은행과 특별한 관계없이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는 곳이 많다. 

이들은 초대형 IB 정책과 같은 대형증권사 발전 정책의 영향으로 M&A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속적인 대형화를 추구하고 있다.


◆ 중소형 증권사, IB 특화나서


중소형 증권사들을 보면 미래의 먹거리를 위해 IB 부문의 특화를 꾀하고 있는 곳을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통해 총 779억원을 조달, 이 중 310억원을 IB부문과 부동산금융, 구조화금융 등 기업금융을 확대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다. 300억원은 자기자본투자(PI) 부문의 재원으로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와 메자닌 투자 등에 활용한다는 게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계획이다. 


하이투자증권도 지난해 투자금융실을 신설하고 기존 SF2팀을 투자금융1팀과 투자금융2팀으로 확대 재편해 IB와 PI부문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KTB투자증권 등도 IB부문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들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정부에서 도입한 중소기업특화증권사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기업특화증권사 제도는 중소·벤처기업의 자본시장 이용을 돕기 위해 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정책금융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영업기회를 제공하며, 성장사다리펀드와 증권금융을 통한 자금지원의 혜택 등을 제공한다. 


현재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곳은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SK증권 등 6곳이지만 이들의 성장세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서울 여의도 하이투자증권(사진 왼쪽) 전경. [사진=더밸류뉴스]

기업공개(IPO)만 놓고 봤을 때 지난해 기준 키움증권이 8건, IBK투자증권이 2건, 유진투자증권 2건, SK증권과 유안타증권은 각 1건에 불과했다. 


한 중소증권사 관계자는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는 향후에도 꾸준히 수익이 발생할 수 있는 IB부문에 투자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대형사처럼 큰 자본을 활용하지는 못하지만 주식매매 중개(브로커리지)보다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초대형 IB로 전체 시장을 이끌고, 중소형증권사들은 틈새 시장을 노려 IB특화, WM특화증권사 등 각자의 특징을 살려 활로를 찾고 있는 게 지금 증권사업계의 현주소인 셈이다. 박성진 투핸즈투자자문 CIO(최고정보책임자) 부사장은 "과거 증권사는 개인 대상의 브로커리지가 주요 수익 모델이었지만 한계에 봉착하면서 돌파구를 찾은 것이 IB"라며 "국내 증권사가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킨 케이스"라고 말했다. 




hyeon1359@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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