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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지윤석 기자]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이 보유주식의 30%가량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수들이 담보를 받고 대출한 자금은 주로 세금납부나 계열사 차입금, 그룹 지배력 강화 용로 썼다는 게 금융당국의 이야기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바탕으로 주요기업 총수들의 주식담보대출 현황을 조사한 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60개 기업집단 중 22개 그룹 총수들이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긴 상장사 주식 비율이 30.37%로 나타났다.

주요그룹 총수 상장사 주식담보대출 현황.[자료=더밸류뉴스]


주식담보대출은 상장주식을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기고 받는 대출을 말한다.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긴 주식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제약을 받지 않아 대주주들이 급한 자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자주사용되는 수단이다. 


주식을 담보로 맡긴 22개 그룹 총수 중에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담보비율이 100%로 가장 높았다. 


박 회장은 채무변제 등을 위해 본인명의 두산 주식 113만7013주 전량을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개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겼으며, 해당 주식의 평가가치는 약 1350억원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담보비율이 50%가량인데, 그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LG 주식 2588만1884주 중 절반 가까운 1290만9200주(49.88%)를 용산세무서, 한국증권금융 등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이 담보로 맡긴 주식가치는 8830억원 규모로, 이 중 용산세무서에 상속세 등 세금납부를 위해 제공한 주식가치만 7630억원(LG 주식 1116만5200주)에 이른다.


구 회장은 작년 5월 선친 고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며 지주회사 LG 주식 1512만2169주를 상속받았다. 


그런가 하면 행동주의 펀드 KCGI와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주회사인 한진칼 보유주식 1055만3258주 중 250만주(23.69%)를 자금대출 및 세금납부를 위해 금융기관에 담보로 잡힌 상태다. 


이우현 OCI 사장 역시 OCI 보유주식 120만2459주 중 44만971주(36.67%)가 성북세무서와 케이프투자증권에 각각 납세담보, 대출담보로 묶여 있다. 


지난해 11월 SK주식 329만주를 친족들에게 증여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주식 1297만5472 중 430만1353주(33.15%)를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기관 6곳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이 맡긴 SK 주식가치는 1조원대에 이르는데, 이는 22개 그룹 총수 가운데 가장 높은 금액이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주사 전환,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상장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조 회장이 담보로 맡긴 주식은 효성, 효성ITX 등 계열사 6곳의 보유주식 중 49.33% 규모이다.


지난해 6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로 전환한 효성그룹은 오너 일가의 승계자금 확보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맡겼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이 2세, 3세 경영을 하는데 당장 승계자금이 없어 주식담보대출 받고 자금을 마련하는 일은 재계 안팎에서 흔한 현상이라고 펀드 매니저 등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지주사 전환을 마친 효성의 경우 평가단가가 높은 주식담보대출이 없어서 주가관리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계열사 차입금을 마련하기 위한 주식담보대출도 있었는데, 이재현 CJ그룹 회장 보유중인 CJ 주식 1227만5574주 중 385만주(31.36%)가 그 예이다. 


이 회장은 해당 주식을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에 계열사 차입금 담보로 제공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도 자금차입 목적으로 금호석유화학 주식 203만9629주 중 141만751주(69.17%)를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겼다.


jys@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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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20 15: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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