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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오중교 기자]

어느덧 반도체는 대한민국 경제에 없어서는 안될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지난달 기준으로 세계 메모리반도체 1, 2위가 대한민국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고, 이 두 회사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만 코스피 시장 전체의 25% 가량에 이른다.


2017년부터 메모리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의 판매량도 많아졌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활약으로 2018년 한 해에만 60조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국 경제 역시 반도체의 순풍을 타고 연평균 3% 정도의 완만하지만 견조한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었다. 



삼성전자 D램 반도체. [자료=삼성전자]

이 과정에서 반도체가 대한민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9%에서 2018년 9월 24.5%까지 오르는 등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는 최근까지 계속 증가해왔다.


하지만 2019년 들어 삼성전자의 1/4분기 영업이익이 6조대로 추락했고, 끝을 모르고 올라가던 RAM의 가격도 안정되는 등 지난 1~2년의 반도체 호황 분위기는 주춤한 상황이다. 

이렇게 중요해진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앞으로 반도체는 어느 정도 꾸준히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즉, 올해 메모리 산업에 드리워진 위기는 단기적일 뿐이며, 앞으로 반도체 산업의 성장세가 훅 꺾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이 계속해서 팽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loT(인공지능) 및 빅데이터의 대두 때문이다.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가 전 산업에 확산되면서 처리해야 할 데이터 양 역시 엄청나게 증가하고, 이 데이터들을 보관해야 할 메모리의 수요 역시 계속해서 생길 수 밖에 없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아직까지는 압도적인 우세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그리고 한국 경제에게는 호재인 셈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으로 반도체의 쓰임새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시장은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약 4.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교수는 "데이터 활용의 폭발적 증가로 반도체 산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확대로 반도체 산업 수요는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나 지속될 것이라고 마음 놓고 있어서는 위험하다. 특히 한국이 아직까지는 꽉 잡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 약진할 기미를 보이는 중국의 행보를 우려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앞으로 5년간은 메모리 부문에서 중국에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과의 이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범국가적인 ‘초격차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초격차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넘 볼 수 없는 차이를 의미한다. 따라서 초격차전략은 이런 초격차를 앞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을 말하는데, 이를 이루기 위해서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인공지능을 중소기업 제조과정에 접목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을 시행하는 등 국가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말한다.


김정호 교수는 "한국이 당분간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겠으나 중국의 지속적인 추격을 대비하여 여러 가지 대처를 해야 한다"며 "정체된 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고 2조원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 12인치 파운드리 설립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록적이었던 2018년의 반도체 대호황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느새 한국 경제를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힘을 가진 반도체 산업을 정부 차원에서 꾸준하게 관리한다면, 아직 성장 여력이 충분한 반도체 산업은 한국경제의 성장을 계속해서 이끌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ojg@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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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2-25 09:4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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