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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김승범 기자]

최근 투자자들에게 ‘거래량’은 중요한 투자 평가 요소로 자리 잡았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팔고자 하는 사람이 적으면 그 기업의 주식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거래량의 변화에 따라 주가가 크게 휘청인다. 


이 거래량은 해당 기업의 주식 수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주식수가 많은 기업은 그만큼 거래량이 늘어날 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기업들은 주식수를 임의로 조절하며 관리한다. 주식의 액면가액을 일정한 분할비율로 나눔으로써 주식수를 증가시키는 것을 ‘액면분할’이라 하고, 반대로 주식 수를 줄이고 주가를 높이는 방법으로 낮아진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사용하는 ‘액면병합’이 있다.


액면분할_액면병합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은 이론적으로 어떠한 자본이득이 발생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액면분할을 진행했다고 가정하면, 액면가액 5,000원의 주식이 시장에서 1만 5,000원에 거래되는 경우, 액면가액 2,500원의 주식으로 액면분할하면 그 주식의 시장가격은 7,500원으로 하향 조정되어 주주의 자본이득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액면분할과 액면병합이 기업에서 자본이득을 취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기업에서는 이런 방식을 진행할까?

 

먼저 주식의 액면분할은 일반적으로 대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아모레퍼시픽 등과 같은 기업은 이미 주가가 너무 높게 형성되어 주식 거래가 부진하거나 신주 발행이 어렵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 액면분할을 하게 되면 주당 가격을 낮추어 주식 거래를 촉진할 수 있다. 왜냐하면 소액 투자자들이 참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주식의 거래량은 늘어나는 효과로, 유동성이 커지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 주식의 분산효과로 인해 적대적 M&A에 대항할 수 있는 등 경영권 방어에 일조할 수 있다.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변동이 없이 주식수가 늘어난다는 측면에서 무상증자와 같은 효과가 있다. 그렇지만 액면가 대비 기업가치를 보면 무상증자의 경우 발행주식수를 늘린 만큼 기업가치가 감소하는데 액면분할의 경우는 실시 전과 차이가 없다.

 

그러나 늘어난 거래량만큼 가격변동폭이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가의 흐름이 커지게 되면 그만큼 해당 기업의 가치평가 명확성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성보화학은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는 주식분할을 결정했다고 16일 공시했다. 주식 액면분할이 결정되면 성보화학은 오는 4월 21일부터 신주권변경상장일 전날인 5월 12일 까지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된다. 


엠에스씨도 1주당 가액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는 주식분할을 결정했다고 11일 공시했다. 엠에스씨도 주식 액면분할이 결정되면 오는 4월 27일부터 신주권변경상장일 전날까지 주식매매가 정지된다. 


이처럼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기업들의 목적은 대부분 ‘유통주식수 확대’다. 실제로 액면분할을 진행한 성보화학과 엠에스씨는 이런 이유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성보화학은 총 발행주식이 200만주였는데, 하루 거래량은 1,000주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거래량을 좀 더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액면분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액면분할(5,000원→500원)을 진행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의 주가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투자를 하는 개인 투자자는 이 기업에 투자하기 어려웠다. 액면분할 이전에는 아모레퍼시픽의 1주가 400만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30만원대로 과거보다는 일반투자자들이 접하기에 좀 더 가까운 주식이 됐다. 

 

다음은 액면병합은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 유통 중인 보통주식 수를 줄이는 것으로 주식 수 감소 측면에서는 감자와 비슷하지만, 시행 뒤 자본금에 변화가 없다는 차이점 있다. 액면병합 후에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거래량은 줄어들 수 있다는 문제점이 발생하지만, 주가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액면병합은 주가의 변동폭이 큰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최근에 바디텍메드는 액면병합을 진행했다. 바디텍메드는 저가주 탈피와 적정 유통 주식수 유지 및 관리를 위해 액면병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바디텍메드는 1주당 가액이 100원에서 1,000원으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상장법인 가운데 액면을 변경한 회사는 모두 34개로, 전년의 7개보다 38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14개, 코스닥 상장사는 20개로 알려졌다. 


그 중에서 31개사가 주식거래 유동성 증가를 위해 액면분할을 했고, 나머지 3개사는 액면증액을 통한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액면병합을 했다. 


정리해보자면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은 기업에서 주가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러나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 이후에 주가가 급락하거나 급등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기에 접어든 후에 투자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또한 그 기업이 왜 액면분할이나 액면병합을 진행했는지를 생각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ksb@buffett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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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6-02-25 11: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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