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의 마을 사람들이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소연 화가의 '사람의 바람' 전시가 갤러리지지향에서 오는 16일부터 시작된다.
‘버미얀의 하자라 소녀들’. [사진=최소연 제공]
홍익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최 작가는 졸업 후 젊은 예술가들에게 주어지는 예술지원과 창작 활동의 기회를 뒤로하고, 고통의 땅 아프가니스탄에서 미술 교사의 길을 선택했다. 9.11테러로 증오와 혐오의 대상이 된 지역에서 소외된 여성들과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택한 것이다.
십여 년간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선교사로 활동해온 최소연 화가는 이번 전시에서 척박한 땅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순수한 이야기를 화폭에 담아냈다.
◆온기와 사랑을 회복하는 순수한 아이들
미사일로 파괴된 집에서 살아가는 참혹한 현실,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생활하는 가난한 아이들과 여성들, 빨래하고 꽃을 팔며 가사를 돕는 어린이들에게서 최소연 작가는 "눈물보다는 웃음과 순수를 더 많이 보았다"고 말한다.
아프가니스탄의 아이들. [사진=최소연 제공]작가는 "점령당한 땅 아프가니스탄의 여성과 아이들, 태어나자마자 버려진 갓난아기들, 비극의 역사에서 스러져간 사람들이지만, 그들이야말로 인간의 온기와 사랑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전했다.
◆탁한 세상을 밝히는 희망의 눈동자 담아
이번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지지향 대표 강경희 평론가는 "최소연의 그림은 피사체, 관찰자, 신이 응시하는 '세 개의 시선'을 담았으며, 이는 다시 존재, 포옹, 사랑이라는 세 겹 시선으로 통합된다"면서 "인물이 전하는 눈의 표정에서 깊은 영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전시의 의미를 설명했다.
'사람의 바람' 전시는 9월 6일까지 계속되며, 8월 30일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지지향 게스트하우스 미팅룸에서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전시 안내와 문의는 갤러리지지향과 출판도시문화재단으로 연락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