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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권소윤 기자]

KAIST(총장 이광형)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퇴행성 망막질환 환자의 시력 회복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망막 신경 재생을 억제하는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차단하는 항체 기반 치료법을 개발, 동물 실험에서 신경세포 재생과 시력 회복 효과를 입증했다. 현재 KAIST 교원 창업기업인 ㈜셀리아즈를 통해 치료제 상용화를 추진 중, 오는 2028년 임상시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초 치료법 개발'...퇴행성 망막질환 치료 한계 넘는다


KAIST는 생명과학과 김진우 교수 연구팀이 신경 재생을 유도해 손상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망막질환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진은 포유류의 망막 신경 재생을 억제하는 주요 인자로 ‘프록스원(PROX1)’ 단백질을 규명하고, 이를 차단하는 중화항체(CLZ001)를 활용해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 가능성을 입증했다.


KAIST, 퇴행성 망막질환 시력 회복 신약 개발...\ 세계 최초 성공\ KAIST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법을 개발했다. 사진은 김무성(왼쪽) KAIST 생명과학과 박사과정, 김진우(가운데) 교수, 이은정(오른쪽) 박사이다. [사진=KAIST]

망막은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며, 망막세포가 손상되면 시력 저하 및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억 명 이상이 망막질환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대표적인 퇴행성 망막질환으로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과 나이 관련 황반변성(Age-related Macular Degeneration, AMD) 등이 있다.


기존 치료제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부분적인 시력 보호 기능만 제공할 뿐, 이미 손상된 망막 조직을 복원해 시력을 회복시키는 근본적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는 손상된 망막 신경세포를 재생해 시력을 회복할 수 있는 첫 번째 치료제 개발 사례로 평가된다.


◆포유류 망막 신경 재생의 핵심 장애물, ‘프록스원’


망막은 신경조직의 일종으로, 포유류에서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어류나 양서류 같은 변온동물의 경우, 손상된 망막이 자체적으로 재생되면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KAIST, 퇴행성 망막질환 시력 회복 신약 개발...\ 세계 최초 성공\ PROX1 이동 억제를 통한 망막재생 유도 기전 모식도 [자료=KAIST]


KAIST 연구진은 이 차이에 주목, 포유류의 망막 재생이 어려운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포유류 망막에서는 신경세포가 손상될 경우 ‘뮬러글리아(Müller glia)’라는 세포가 망막 복구 역할을 해야 하지만, 프록스원 단백질이 이 과정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프록스원은 원래 신경세포의 성숙을 돕는 단백질로 알려져 있었으나, 연구진은 손상된 망막에서 이 단백질이 과도하게 축적되면서 뮬러글리아가 신경전구세포로 전환되는 것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포유류에서는 신경세포가 손상될 때 주변 세포들이 프록스원을 분비, 이를 뮬러글리아가 흡수하면서 신경 재생이 억제되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록스원 차단을 통한 망막 재생 유도 성공...'중화항체 개발'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프록스원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항체 기반 치료법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록스원 중화항체(CLZ001)를 손상된 생쥐 망막에 투여한 결과, 뮬러글리아가 신경전구세포로 전환돼 신경세포를 생성하고, 시력이 회복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KAIST, 퇴행성 망막질환 시력 회복 신약 개발...\ 세계 최초 성공\ 유전자 치료제 투여를 통한 망막색소변성증 모델 생쥐 망막 재생과 시력 회복 과정을 담은 데이터 자료 [자료=KAIST]

실험 결과, 망막색소변성증 모델 생쥐에서 신경세포 재생이 활성화됐으며, 시력 회복 효과가 6개월 이상 지속되었다. 또한, 프록스원 중화항체를 유전자 치료제 형태로 전달했을 때도 망막 조직 내 신경세포 생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망막 신경세포 재생을 통해 실명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게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존 항체 치료제보다 결합력이 뛰어난 CLZ001을 적용해 망막 질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KAIST 교원 창업 기업인 ㈜셀리아즈가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동물 실험을 통해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진행 중이며, 2028년 임상시험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연구진은 프록스원 중화항체(CLZ001)의 효능을 추가 개선하고, 다양한 망막질환 모델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여러 동물 실험을 통해 장기적인 안전성과 치료 지속성을 평가한 후, 임상 적용 가능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은정 박사는 “이번 연구는 신경 재생을 억제하는 핵심 인자인 프록스원을 표적으로 삼아, 포유류에서도 신경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며 “퇴행성 망막질환으로 실명의 위험에 처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우 교수는 “망막 손상으로 실명을 걱정하는 많은 환자들에게 이번 연구가 새로운 희망이 되길 바란다”며 “신경재생을 통한 시력 회복이라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구축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KAIST 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퇴행성 망막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 성과로 평가되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시력 회복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vivien9667@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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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5-03-30 1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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