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에스디바이오센서(대표이사 이효근 허태영)가 생산기지 확충과 유통망 확대를 통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준공식을 가진 인도 구루그람 신공장은 연 생산능력을 2.9배 이상 확대하며 WHO PQ 인증 제품의 글로벌 공급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린 두바이 의료기기 전시회(MEDLAB Middle East 2025)에서 신속면역진단 'STANDARD Q', 형광면역진단 'STANDARD F', 현장분자진단 'STANDARD M10' 등 차세대 진단 포트폴리오를 선보이며 중동 시장 공략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3년(2021~2024)간 브라질 에코 다이그노스티카, 독일 베스트비온, 이탈리아 리랩, 미국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 파나마 미래로 같은 해외 기업을 전략적으로 인수하며 남미, 중미, 북미, 유럽을 아우르는 글로벌 유통망을 구축한 결과, 9개국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해외매출 비중이 92.5%까지 확대됐다. 연구개발비도 매출액 대비 12.32%를 기록하는 등 기술 혁신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현지 맞춤형 진단 솔루션 개발과 친환경 생산체계 구축으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어 '코로나 특수' 이후의글로벌 체외진단 기업으로의 성장이 주목된다.
◆3Q 누적 영업손실 360억…당기순익은 흑전
코로나 특수가 마무리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체질 개선은 조금씩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5145억원, 영업손실 3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3.71% 늘었고, 영업손실 규모는 1800억원가량 감소했다(2023년 3Q 누적 -2185억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60억원으로, 전년동기 기록했던 당기순손실 3693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며 흑전에 성공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최근 6개 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이는 주요 제품군의 공장 가동률 상승과 매출원가, 기타 비용 감소에 힘입은 바 크다. 코로나 진단 제품의 비중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면역화학 진단, 분자진단, 자가혈당 측정 등 비코로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온 전략이 주효했다. 지난 2023년 3분기 각각 21.6%, 84.8%에 머물렀던 면역화학 진단제품, 자가혈당 측정제품 공장가동률이 올해 50.4%, 100.2%로 상승하며 매출원가 감소에 기여했고(3Q 누적 2625억원, 전년동기대비 40.7%↓), 기타 비용도 전년동기대비 약 800억원 감소하면서(2023년 1082억→2024년 284억) 순흑자 달성에 일조했다.
포트폴리오 재편도 주목할 만하다. 매출 구조에서 면역화학진단 제품군의 매출 비중이 25.92%로 안정화됐고, 기타 제품군이 38.46%로 성장하며 새로운 수익 기반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혈당측정 분야가 502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코로나19 관련 매출(323억원)을 뛰어넘었다. 그리고 기타 제품군인 'STANDARD LipidoCare'와 'STANDARD G6PD'가 주력 제품으로 부상했다. 이들 제품은 각각 콜레스테롤과 포도당 측정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면역화학진단, 분자진단, 현장진단(POCT), 자가혈당측정 등 체외진단 의료기기 시장에서 여러 제품을 개발 및 공급해 왔다. 주요 제품으로는 STANDARD Q(신속면역진단키트), STANDARD F(형광면역진단), STANDARD M(분자진단 PCR 키트), BGMS(자가혈당측정기)가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매출액 비중. [자료=전자공시]
◆비코로나 분야 확장해 포스트 코로나 활로…M&A로 글로벌 확장까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글로벌 전략은 단순한 해외 진출을 넘어 현지 시장에 최적화된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도 신공장의 경우 원스텝 생산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품질관리-출하까지 일괄 처리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리드타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지난 9일 준공식을 가진 인도 구루그람 신공장(5.4만㎡)은 기존 대비 7배 규모로, 연간 생산능력을 2.9배 이상 확대했다. WHO PQ 인증 제품 6개를 포함해 인도 전용 브랜드 '울트라'와 글로벌 브랜드 '스탠다드' 제품군을 생산하게 된다. 특히 원스텝 생산 시스템 도입으로 생산-품질관리-출하 공정을 일원화했으며, 주요 항구·철도망 인접 입지와 현지 원부자재 조달로 물류·제조 비용 절감이 가능해졌다. 에너지 절감 시스템을 갖춘 친환경 공장으로 ESG 경영도 강화했다.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의장이 지난 9일 인도 신공장 준공식에서 인도 알빈드 쿠마 샤르마 하리아나 주 내각장관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진단 기기 개발·공급이 주력 사업인 만큼 '코로나 팬데믹' 특수 이후에 선택한 활로는 진단 분야 확장이었다. 이에 에스디바이오는 전략적 M&A를 통해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선택과 집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럽의 경우 베스트비온과 리랩 인수를 통해 형광면역진단 시장을, 미주 지역은 메리디언 바이오사이언스 인수로 분자진단 시장을 공략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술개발 현황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15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Chemistry 장비와 형광면역진단 정성 분석 측정기(F10)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CGMS 기기 및 소프트웨어 개발도 순항 중이다.
진단 기술의 고도화도 눈에 띈다. 현장 분자진단 플랫폼 '스탠다드 M10'의 적응증을 확대하며 비코로나 진단사업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스탠다드 M10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체외진단 의료기기로, 인체유래 검체에서 분자진단을 위해 핵산(DNA·RNA)을 자동으로 추출해 증폭하고 형광검출기를 통해 검체 중의 핵산을 정성·정량 분석한다. 기존 58분이던 검사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데 성공했으며, 클라미디아, 임질균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외 코로나19-호흡기 2종 동시 검사, 독감, 결핵,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7종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적응증 확대에 힘쓰고 있다. 향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카트리지 확장을 이뤄내겠다는 계획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비코로나 분야 확장과 M&A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과거의 전성기를 재현할 수 있을지, 또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