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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그룹, 신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박차…계열사 행보 집중

- 일진전기, 지난해 최고 실적 달성…글로벌 전력망 수요 확대에 따른 호실적 반영

- 일진제강 신성장 동력 발굴하고, 일진디스플레이 신사업 및 베트남 생산라인으로 실적 개선할 것

  • 기사등록 2024-04-11 08: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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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밸류뉴스=이승윤 기자]

“신기술을 빠르게 장착하고 경계를 허문 융합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것만이 살길이다.”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은 지난 1월 23일 창립 56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현재 일진그룹의 경제성장률 전망이 2%대 초반이라며 수출을 뺀 경제지표가 위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진그룹은 지난해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으로 외형이 줄고 핵심 계열사 일진전기를 제외한 상장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었다. 허 회장은 사업 재편과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올해 그룹 경영 방침을 ‘적극적 투자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로 정하고 인수합병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진전기, 지난해 최고 실적 달성…글로벌 전력망 수요 확대


일진전기(대표이사 황수)는 글로벌 전력시장 수요 확대에 따라 수주를 늘리며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일진그룹, 신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박차…계열사 행보 집중일진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지난해 매출 1조2467억원, 영업이익 608억원으로 각각 7%, 93% 성장하며 최근 10년 내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최저 실적을 기록했던 2019년 대비 매출 87%, 영업이익 433% 증가했다. 전력선, 변압기, 중전기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12억9777달러(한화 약 1조6165억원)를 기록하며 1년 새 두 배 이상 늘었다. 수주잔고 중 78%는 해외(전력선 71%, 변압기 84%)에서 나왔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기존 전력망 보강, 신규 전력망 건설, 노후 설비 교체 등이 이뤄지며 변압기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북미지역에서 대대적으로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를 추진하고 있고 전 세계 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됐으며 전기차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일진전기는 증설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월 유상증자를 통해 930억원대의 투자 재원을 확보했고 초고압 변압기 공장 증설과 초고압 케이블 공장 생산량 확대를 진행 중이다. 또 말레이시아 국영 전력청으로부터 470억원의 변전소 사업을 수주했고 지난달 15일 쿠웨이트 수전력부와 1282억원의 300kV(킬로볼트) 초고압 케이블 공급계약을 맺었다.



◆일진제강, 비상장 계열사 중 실적 호조…자금 조달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


일진제강(대표이사 심규승)도 최근 실적 호조를 기록했다. 가장 최근 실적인 2022년 연결 매출은 3869억원으로 전년대비 37.7% 증가했다.


일진그룹, 신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박차…계열사 행보 집중일진제강에서 생산한 심리스 강관이 공장에 쌓여 있다. [사진=네이버]

일진제강은 스테인리스 강관, 알루미늄관 제조 및 판매 기업으로 이음새가 없는 ‘심리스(seamless) 강관’을 국내 최초로 국산화해 수출했다. 최근 심리스 강관 제작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모터, 에어백 부품을 넘어 원자력, 수소 등 에너지 사업 분야에도 진출했다.


허 회장이 ‘적극적 투자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목표로 세운 만큼 일진제강은 자금 마련을 위한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투자은행(IB) 등과 협의를 진행했고 7월 유가증권시장 IPO를 위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삼성증권은 2021년 일진그룹 계열사 일진하이솔루스의 공동 대표 주관을 맡은 적이 있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임실 2단지 공장 증설, 해외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신사업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 기업 지분 인수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디스플레이, 구원투수 이우종…신사업 발굴, 베트남에 생산라인 건설


일진디스플레이(대표이사 이우종)는 지난해 10월 기업의 구원투수로 이우종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일진그룹, 신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박차…계열사 행보 집중이우종 일진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이 대표는 삼성에서 디스플레이 분야 연구개발, 영업, 기획, 마케팅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아몰레드(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초기부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터치 일체형 아몰레드를 업계 최초로 기획해 사업화에 성공했다.


일진그룹, 신기술로 신시장 개척에 박차…계열사 행보 집중일진디스플레이 매출액 및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더밸류뉴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 2013년 역대 최대 매출인 6600억원을 달성한 후 신사업 동력을 발굴하지 못해 지속적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2019∼2021년에는 매년 300억원대 영업손실을 이어갔고 2022년 잠시 흑자 전환했으나 지난해 전방 IT 수요 위축 등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요리 솜씨는 있는데 뭘 만들어야 할지 몰랐던 상황이었다"며 "터치센서, 모듈 제조 등 핵심 역량과 노하우를 구성원들이 다 갖고 있으니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고 방향만 정해주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일진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31일 생산라인 베트남 이전을 위해, 지난해 6월 자산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 엘비루셈(대표이사 이대교)에 총 530억원을 받고 경기도 평택 소재 토지와 건물 일부를 매각했다. 매각된 건물은 터치스크린 패널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한 후 사용하지 않는 제2공장과 부지다.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은 재무건전성 강화와 신사업 투자에 활용할 예정이다. 일진디스플레이는 그동안 경쟁력이 낮은 평택공장 가동을 줄이고 베트남 공장 생산을 본격화하며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


현재 일진디스플레이는 사파이어 잉곳 생산, 터치스크린과 플렉서블 제품 개발을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사파이어 잉곳은 발광다이오드(LED) 칩을 만드는 핵심 소재로 일진디스플레이가 자체 성장로를 개발한 상태다. 생산 공법은 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키로풀로스(Ky)' 공법을 진화시킨 'A-Ky' 방식을 도입해 기존 방식 대비 효율성과 원가경쟁력을 20~30% 높였다. 터치스크린과 플렉서블 제품은 적용 제품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터치패널업계에서 우위를 점유할 것으로 기대된다.


lsy@thevalu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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